“일본 여행 예약 다 했는데… 지진 나더니 지금 이런 상황입니다”

① 이시카와현 7.6 강진 발생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에 있는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진원에서 가까운 도시에 129번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일본 이시카와현은 이시카와현 내에서만 2일 오후 3시 기준 사망자가 최소 48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는데요.

피해 상황이 심각해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추가 지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긴급 지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도로 곳곳이 파손돼 구호품을 보내기도 어렵습니다.

3일 밤부터 지진 피해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폭우로 인해 약해진 지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죠.
이러한 상황 속 현지 체류 중인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지진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지진 당시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역에 있었다는 한국인 관광객은 “휴대폰에서 지진이라는 알람이 떠서 바로 개활지(탁 트인 땅)로 뛰었는데 사람이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였다. 그렇게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바닥도 출렁거렸다”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오사카, 나고야에서도 지진을 경험했다는 관광객이 속출했죠.
나고야 여행 중이던 관광객은 “호텔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이 눈에 띄게 좌우로 흔들리고 커튼도 좌우로 왔다 갔다 했다”며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운 느낌이었는데, 휴대폰에서 갑자기 지진이라고 긴급재난문자 소리가 나서 공포가 장난 아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사카에 있는 한 관광객은 “갑자기 코끼리 코를 다섯 바퀴 돌고 서 있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5분 뒤 괜찮아졌는데, 뒤늦게 지진이 온 걸 알았다. 처음 느껴봤는데 겁이 났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일본 여행 앞둔 한국인들 취소 고민

이러한 상황 속 일본 여행을 앞둔 한국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 커뮤니티에는 지진 발생 당일 일본 여행을 취소해야 하는지 묻는 글이 수백 개 올라왔습니다.
강진이 발생한 만큼 이후 여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여행 취소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한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여행지인 도쿄, 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등이 진앙에서 멀다는 정보가 공유되면서 여행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글도 볼 수 있었죠.
또한 현지에서 거주 중인 한국인들은 재난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평소와 같이 일상생활을 하는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여행객 대부분은 이미 예약을 마친 상황에서 위약금을 내야 하므로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3일 국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 상품 취소 시 기존 약관대로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주요 여행지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은 진원지와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고 항공, 호텔 등이 정상 운영 중”이라며 “기존 예약에는 영향이 없을 듯하고 신규 예약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죠.

재난 지역이 아닌 이상 재난 사유로 수수료 없이 무료 취소는 어려운데요.
항공사에서 결항 소식을 알린 것이 아닌 이상 취소 시 수수료를 부과해야 합니다.
여행을 앞둔 상황에서 위약금만 해도 상당한데요.

하지만 일본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기에는 위험하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이후 며칠 동안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정도, 특히 2~3일 사이에는 최대 진도 7의 흔들림을 수반하는 지진에 주의해 달라”라고 강조했죠.

일본 기상청은 2일 10시 기준,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를 해제했지만, 여전히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③ 지진 영향으로 여행 수요 줄어들까

코로나19 이후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엔저 현상까지 더해져 일본은 한국인들의 인기 해외 여행지로 자리 잡았는데요.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도시 여행까지 인기를 끌고 있죠.

올해 1~10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모두 552만 명입니다.
12월 수치까지 더해지면 올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700만 명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시카와현의 강진으로 인해 여행업계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길까 우려하고 있는데요.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진 때문에 불안하다는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빗발칠까 봐 걱정된다”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한국인들이 주로 가는 여행지가 아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볼 수 있는데요.

인근 관광지인 도야마는 소도시 패키지여행 상품이 있지만 겨울에 출발하는 여행 상품은 없습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소수 고객의 문의는 있었으나 아직은 실제 취소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