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아파트 잠원 메이플 자이의 전세 11억 급락의 전말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랜드마크 단지인 메이플자이에서 전세가가 급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한때 50억원에 육박했던 입주권을 자랑하던 이 단지의 전용 84㎡ 전세 최저가가 11억원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신축 단지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나비 효과’의 시작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려던 집주인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시장에는 급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조치는, 아파트 분양 잔금을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충당하려던 집주인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결국 집주인들은 현금 부자 세입자를 찾아 전세가를 낮추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10억원 이상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세입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잠원동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금으로 10억 이상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대출 없이 낼 수 있다면 더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집주인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인근 단지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며 고가 전세 시장 전반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초구 전세 시장, ‘메이플자이發’ 가격 조정 현실화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초구 전셋값은 최근 0.3% 하락했다. 이는 서울 25개구 중 유일한 하락세로, 메이플자이 입주 여파가 서초구 전체 전세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보여준다. 인근 신반포자이 전용 59㎡ 전세 매물도 11억4500만원에 등장하며, 한 달 새 1억원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출 규제로 전세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월세로 눈을 돌리면서, 월세 가격 상승과 전반적인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제도 변화로 잔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조건에 맞는 세입자를 찾지 못해 반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끌’족의 눈물…부동산 시장 ‘옥석 가리기’ 심화될까
이번 메이플자이 사태는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상, 추가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신중한 투자 결정을 강조한다. 또한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 진단 “단기적 조정, 장기적 상승…규제 완화·공급 확대 필요”

전문가들은 메이플자이發 전세가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입주 물량이 전반적으로 많지 않아 서초구 전세가격 하락이 다른 지역까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 효과는 6개월 남짓”이라며 “입주 물량이 부족해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사업자 혜택 부활, 민간임대 활성화, 공공매입임대 확대 등 주택 임대 관련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예측 불허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매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실수요자라면 정부 정책 변화와 시장 상황을 꾸준히 주시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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