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오리무중인 부산신혼부부 실종사건

2016년 5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부산 신혼부부 실종 사건. 당시 부부의 행방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었던 유력 용의자가 존재했지만, 국제적인 법적 절차의 한계로 인해 조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을 위기에 놓였다.
2016년 5월 27일 밤 10시경, 연극 배우 최성희 씨는 마트에서 장을 본 뒤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아파트 CCTV에 포착되었다. 약 5시간 뒤인 28일 새벽 3시 30분경, 남편 전민근 씨 역시 퇴근 후 귀가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하지만 이후 두 사람의 모습은 아파트 내부의 21~22대의 CCTV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집 안에서는 다툼이나 외부 침입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부부가 아끼던 반려견과 장을 보고 온 식료품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급하게 떠난 정황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를 통해 남편 전 씨의 옛 여자친구인 A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A씨는 전 씨와 결혼 전부터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전 씨가 결혼한 이후에도 부부를 괴롭혔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더욱이 A씨는 부부 실종 보름 전 한국에 입국했다가, 실종 일주일 뒤 예정된 출국일을 2주나 앞당겨 서둘러 출국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경찰은 2017년 3월 인터폴에 A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같은 해 8월 노르웨이에서 A씨가 검거되었다. 그러나 노르웨이 법원은 2018년 12월, 한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대해 “용의자를 피의자로 특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A씨에 대한 국내 송환 및 추가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
사건 발생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부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성희 씨의 어머니는 “내가 포기하면 딸을 포기하는 것 같아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며, “어디서든 살아만 있다면…”이라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공개 수사 전환과 함께 수사팀 인력을 보강하는 등 뒤늦게나마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결정적인 단서 없이는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민들의 제보가 사건 해결의 마지막 희망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져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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