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거리에서 마주친 ‘중국 신문’의 정체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길거리에서 낯선 중국어 신문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얼핏 보기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안내지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 신문의 정체는 바로 비전 타임즈(Vision Times, 看中国)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중국 비판 매체
비전 타임즈는 2001년 뉴욕에서 창간된 중국어 주간지다. 본사는 미국 뉴욕에 위치하며, 이후 호주, 유럽 등 화교 커뮤니티가 큰 지역으로 배포망을 확장했다. 표면적으로는 일반 중국어 매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내용을 주로 다룬다.
이 신문은 파룬궁(法輪功)과 깊은 연관이 있다. 창시자인 리훙즈가 “우리 언론”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파룬궁 단체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매체 중 하나다. 미국 ABC, 《애틀랜틱(The Atlantic)》 등 외신도 이를 확인한 바 있다.

왜 제주도에서 보일까?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는 자연스럽게 비전 타임즈의 배포 장소 중 하나가 됐다. 겉으로는 관광객 대상 신문처럼 위장하지만, 실제 목적은 해외에 나와 있는 중국인들에게 중국 내 언론에서 볼 수 없는 뉴스를 알리고, 공산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전파하기 위함이다.
신문에는 중국 내 인권 탄압, 부정부패, 언론 통제 사례 등이 실리며, 중국에서 공식적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기사들이 담겨 있다.
파룬궁과의 연결 고리

비전 타임즈는 같은 계열 매체인 에포크 타임즈(The Epoch Times)와 자주 비교된다. 두 매체 모두 파룬궁의 지원을 받으며, 중국 공산당에 비판적인 논조를 공유한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매체는 중국과 정치·상업적으로 직접 연결된 부분이 거의 없는 드문 중국어 언론으로 평가된다.
다만 발행인 측은 “비전 타임즈는 파룬궁 수련 기관이 아니며, 미국에서 독립적인 중국 언론의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주장한다.
온라인·멀티미디어 확장

현재 비전 타임즈는 종이 신문 외에도 여러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본토에서 차단된 정보들을 해외 화교 및 중국어 사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웹사이트: secretchina.com(중국어), visiontimes.com(영어)
- 유튜브 채널: 차이나 옵서버, 중국 통찰력, 비전타임즈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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