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의 지갑” 조 로우, 6조 원을 집어삼킨 희대의 사기극

“헐리우드의 지갑.” 조 로우를 두고 붙은 별명이다. 말레이시아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국부 펀드 1MDB에서 6조 원을 빼돌린 뒤, 그 돈으로 디카프리오와 술잔을 기울이고 패리스 힐튼과 춤추며 킴 카다시안에게 페라리를 선물했던 남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생을 살다 전 세계 경찰의 수배자가 된 희대의 사기꾼이다.
조 로우의 시작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페낭 출신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영국 하로우 스쿨, 미국 와튼 스쿨을 다니며 왕족·재벌 2세들과 어울렸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졸부의 아들이 아니라 ‘허세의 천재’였다. 요트를 빌려놓고 자기 것처럼 소개하고, 위조 편지를 써 왕실 인맥을 가진 사람처럼 속이며, 렌트한 차를 타고 다니며 글로벌 엘리트로 위장했다. 젊은 나이에 쌓은 이 허세와 인맥이 훗날 나라를 뒤흔든 사기의 씨앗이 됐다.

2009년, 말레이시아 총리에 오른 나집 라자크는 국가 발전 명분으로 1MDB 기금을 만들었다. 그러나 실질적 설계자는 조 로우였다. 그는 총리의 의붓아들과 친분을 이용해 권력 핵심부에 침투했고, 합작 투자 계약을 미끼로 거액을 빼돌렸다. 투자금 10억 달러 중 7억 달러가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사라졌고, 세탁 과정을 거쳐 흔적은 지워졌다. 그렇게 조금씩 빨아들인 돈은 결국 6조 원에 달했다.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파티. 조 로우는 베벌리힐스 호텔과 요트, 전용 제트기를 소유하며 매일 밤 라스베이거스를 장악했다. 패리스 힐튼은 그의 옆에서 춤추고, 디카프리오는 스위트룸에서 밤새 술잔을 기울였다. 킴 카다시안에게는 흰색 페라리를 선물했고, 심지어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제작비를 댔다. 영화 속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월가의 늑대’가 실은 조 로우 본인의 삶을 반영한 셈이다.
사기극은 글로벌 금융권까지 번졌다. 골드만삭스는 1MDB 채권 발행을 주선하며 무려 6억 달러, 평소보다 200배 비싼 수수료를 챙겼다. 조 로우는 이 채권 발행 과정에서 다시 수조 원을 빼돌렸고, 말레이시아 기금은 사실상 도둑의 사금고로 전락했다.

결국 2015년 내부 고발로 사건이 폭로되자 말레이시아는 분노의 화염에 휩싸였다. 2018년 총선에서 나집 정권은 몰락했고, 나집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주범 조 로우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중국의 고급 별장에서 목격됐다는 소문만 무성하고, 상하이 파티에서 찍힌 듯한 사진이 흘러나왔을 뿐이다. FBI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수사당국이 수년째 추적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그림자 속에 숨어 있다.
조 로우 사건은 한 나라의 권력, 국제 금융, 그리고 할리우드까지 집어삼킨 사기극이었다. 국민의 돈으로 벌어진 파티는 끝났지만, 세상은 여전히 묻고 있다. “6조 원을 훔친 남자, 그는 지금 어디서 또 웃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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