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개발사도 포기한 곳… 한국만 ‘보물창고’라며 세금 태웠다

포항 앞바다 40km 해역에서 진행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결국 ‘빈 깡통’으로 판명났다. 한국석유공사가 47일간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를 투입해 탐사를 벌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가스포화도가 6.3%에 불과했던 것이다. 당초 예상치였던 5070%와는 비교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업계에서 최소 기준으로 보는 2030%에도 턱없이 모자라 사업성이 전혀 없다. 게다가 소량 확인된 가스조차도 산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열적 기원이 아니라, 생물체 부패로 발생한 ‘찌꺼기 가스’였다. 석유공사는 결국 경제성 없음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고, 추가 시추 계획은 없다며 손을 뗐다.

하지만 탐사 실패보다 더 충격적인 건 추진 과정의 구멍투성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 국정 브리핑에서 “최대 29년치 가스와 4년치 석유가 매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장담했다. 그 근거는 미국 기업 액트지오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액트지오는 실체가 부실한 1인 기업이었다. 대표 자택을 법인 주소로 쓰고, 세금 체납으로 법인 자격까지 말소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회사를 정부가 수십억 원짜리 용역 계약의 파트너로 삼았고, 그 보고서를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근거로 제시한 셈이다. 이 대목에서 국민들은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사실 대왕고래의 유망성에 대한 의심은 일찍부터 있었다. 프로젝트 추진 1년 전, 글로벌 개발사 우드사이드가 15년간 탐사한 끝에 “경제성 없다”며 철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세계적인 업체가 포기한 땅을 한국 정부는 “보물창고”라 치켜세우며 홍보했던 것이다.
의문은 액트지오 대표 아브레우의 행적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한국에서 기자회견까지 열며 자신감 넘치게 발표했지만, 논란이 불거지자 언론 접촉을 끊고 잠적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 자택을 찾아간 기자들은 이미 지난 6월 초 집을 비우고 브라질로 떠난 흔적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쯤 되자 정치적 의도설이 나오고 있다. 당시 정부는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었고,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국민 희망 카드’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하지만 결과는 허상으로 드러났고, 수십억 세금만 물거품이 됐다.
다만 동해 심해저 개발 사업은 일단 숨을 돌렸다.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이외 다른 구조에 대해 해외 업체 두 곳 이상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예산 전액 삭감으로 존폐 위기에 몰렸던 사업은 연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보여준 부실 검증과 정치적 쇼를 감안할 때, 앞으로의 탐사 역시 면밀한 검증 없이는 같은 길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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