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이런 나라 물려줄 수 없다”… 북한 영웅이 탈북을 선택한 비극적 전말

북한에서 한때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던 유도 국가대표 선수가 돌연 탈북을 결심하게 된 충격적인 사연이 공개되었다.
전직 북한 유도 국가대표 이창수 씨는 과거 체제가 자랑하던 간판 스포츠 스타였다. 그는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북한 운동선수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명예인 ‘공훈 체육인’ 칭호를 받기도 했다.
그에 대한 대우는 일반 인민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일반 가정에서 한 달에 달걀 7~8개를 겨우 배급받던 시절, 이 씨는 혼자서 30개를 배급받는 특권을 누렸다. 명절에는 김정일의 선물을 가득 실은 냉동차가 그의 집 앞까지 직접 배달될 정도로 체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영광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 게임을 기점으로 무너져 내렸다. 당시 갈비뼈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출전하라”는 당의 강압적인 지시에 따라 그는 경기를 강행했다. 부상을 딛고 결승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승전에서 한국의 정훈 선수에게 패하며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은메달 역시 값진 성과였지만, 북한 체제는 냉혹했습니다. 단지 ‘남한 선수에게 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씨는 곧장 탄광으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그는 혹독한 노동 교화 형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또한, 수천 명의 인민들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자기비판을 강요당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이창수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남들보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위치였지만, 이런 비상식적인 체제 아래에서 내 자식을 낳고 키우고 싶지 않았다”고 탈북의 결정적인 이유를 밝혔다. 체제의 영웅조차 한순간에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북한 사회의 현실에 절망한 것이 그를 사선(死線)을 넘게 만든 것이다.
스포츠를 정치적 선전 도구로만 이용하고, 패배의 책임을 가혹하게 묻는 북한 체제의 민낯이 이창수 씨의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나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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