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교부, ‘관계 재검토’ 초강경 압박

한국 법무부가 운영하는 ‘전자입국신고서’ 상에서 대만을 ‘중국(대만)’으로 표기한 것이 양국 간에 이례적인 외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대만의 주권을 훼손하고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대만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대만 외교부는 이 같은 표기 문제에 대해 즉각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정부에 해당 표기를 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동시에,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전달했다. 외교 당국이 상대국과의 관계 재검토를 언급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수준의 경고로 풀이된다.
‘내로남불’ 역풍에 정당성 논란

하지만 대만 외교부의 ‘급발진’에 가까운 대응은 오히려 역풍을 맞으며 정당성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외 언론 보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만이 다른 국가의 표기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과 달리, 정작 자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인 중화항공(China Airlines)을 비롯해 공공 영역에서 ‘China Taiwan’ 또는 이와 유사한 표현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모순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내로남불’식 대응에 대한 비판은 “유독 한국에만 날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대만이 현재 미·중·일 갈등 구도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시그널’ 또는 압박 수단으로 이 문제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민감한 외교적 문제에 대한 일방적 강경 대응이 오히려 자가당착에 빠져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 외교부, 2004년 관례 고수하며 요청 일축
이처럼 민감한 외교 사안이 논란으로 비화했음에도, 한국 외교부는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며 대만 측 요청을 일축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측의 반발과 관련해 “정부의 기존 입장 하에서 이 사안을 잘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대만 간 비공식적인 실질 협력을 증진해 나간다는 기존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대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중국(대만)’ 표기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2004년부터 외국인등록증이나 비자 등 공식 문서에 대만을 ‘중국(대만)’으로 표기해 온 기존 관례를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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