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가 베일을 벗으면서, 백수저 셰프로 합류한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 스님의 과거 기적 같은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단순히 요리 실력을 겨루기 위한 출연을 넘어, 음식을 통해 생명을 구한 수행자의 철학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선재 스님의 요리 인생은 역설적이게도 ‘죽음’의 문턱에서 시작됐다. 지난 1994년, 스님은 심각한 간경화로 인해 의료진으로부터 “앞으로 살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현대 의학이 사실상 포기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스님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다름 아닌 낡은 항아리 속에 담긴 ‘씨간장’이었다.
당시 어른 스님은 절망에 빠진 선재 스님에게 30년 된 씨간장 한 단지를 건네며 “너는 네가 고쳐서 살아라”라는 엄중한 가르침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선재 스님은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씨간장을 활용한 사찰 음식 식단으로 식습관을 완전히 바꿨다.

자연에서 온 식재료와 정직한 발효의 힘은 기적을 일으켰다. 스님은 시한부 선고가 무색하게 건강을 완벽히 회복했으며, 이 경험은 ‘음식이 곧 약’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이어졌다.
이후 선재 스님은 평생을 사찰 음식의 체계화와 대중화에 매진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이 지정한 대한민국 최초의 ‘사찰 음식 명장’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불교의 수행 정신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접시에 담아온 그는 명실상부 한국 사찰음식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흑백요리사 2’ 제작진은 이번 시즌 가장 섭외가 어려웠던 출연자로 선재 스님을 꼽았다. “시즌 1 때는 무례한 제안이 될까 봐 감히 연락조차 못 했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스님은 “일상적인 삶이 곧 수행”이라는 철학에 따라,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 요리사들의 열정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사찰음식의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 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재 스님의 사례는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먹거리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죽음의 문턱에서 간장 한 방울로 생명의 불꽃을 살려낸 그의 드라마틱한 삶은, 이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를 넘어선 ‘치유의 예술’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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