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상점가에 벌어진 기괴한 ‘동상 참수’ 사건

일본 나고야시 니시구의 유서 깊은 엔도지 상점가. 지난 8월,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입구에 세워진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역 상권의 마스코트이자 일본 전국시대의 영웅으로 불리는 히데요시 동상의 머리가 감쪽같이 사라진 채 몸체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평화롭던 상점가에 벌어진 이 기괴한 ‘동상 참수’ 사건을 두고 한동안 인근 지역에서는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사건의 전말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이 분석되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자 지역 사회는 더 큰 충격에 빠졌다. 동상을 처참하게 훼손한 최초의 가해자가 다름 아닌 시민의 안전과 질서를 책임져야 할 현직 경찰관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치현 경찰 수사 결과, 에히메현 소속 경찰관인 A씨는 지난 8월 19일 밤, 술에 만취한 상태로 히데요시 동상의 목을 양손으로 잡아 비틀어 부러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이가 타 지역으로 출장을 왔다가 취중 난동을 부리며 기물을 파손한 것이다.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흘 뒤인 23일 새벽, 동네 주민인 B씨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동상의 머리를 발로 차서 완전히 떨어뜨리는 장면까지 포착됐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각기 다른 시점에 동상을 두 번 죽이는 꼴이 됐다.

이 동상은 2013년 지역 부동산 임대업자가 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증한 강화 플라스틱(FRP) 제품이다. 인근에 설치된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동상 역시 과거 팔이 뜯기거나 쓰러지는 등 수난을 겪은 바 있어 상인들의 상심은 더욱 크다.
기증자 도키타 가즈히로 씨는 “범인이 잡혀 다행이지만, 경찰관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었다”고 전했다. 현재 목이 사라진 히데요시 동상은 철거되어 보관 중이며, 수리를 거쳐 내년 초에야 다시 제 자리를 찾을 예정이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기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조만간 불구속 송치할 계획이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