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치킨’은 환상…현실은 생존 우선

최근 무사히 사선을 넘어 정착한 20대 탈북 남녀가 유튜브 채널 ‘사이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와 인터뷰를 통해 정착 초기 겪은 음식에 대한 충격과 문화적 차이를 털어놓았다. 이들은 남한의 풍요로운 식문화가 북한 MZ세대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자 동시에 낯선 이질감으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북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높다. 여성 A씨는 “친구들이 드라마 속 치킨, 라면, 피자를 꼭 먹어보고 싶어 한다”며 “특히 피자는 광고까지 몰래 찾아볼 정도로 인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북한 서민들에게 음식은 맛보다 ‘생존’의 문제다. 남성 B씨는 “맛을 따지기보다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 옥수수 국수를 불려 양을 늘려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소고기 향은 생소…돈가스 먹고 체하기도
남한에서의 첫 식사 경험은 예상 밖이었다. A씨는 “북한에서 죽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만 먹는 것인데, 남한은 죽조차 고급스럽게 포장되어 놀랐다”고 회상했다. B씨는 정착 시설에서 처음 맛본 돈가스에 반해 세 개나 먹고 체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소고기에 대한 반응도 흥미롭다. 북한에서 소는 국가 자산으로 도축 시 엄벌에 처해져 일반인은 맛보기 힘들다. 이들은 “처음 남한 소고기를 먹었을 때 특유의 향이 너무 강해 거부감이 들었다”며 “북한에선 경험해보지 못한 생소한 냄새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버려지는 유통기한 음식과 ‘쌈’ 문화의 충격
남한 사람들이 유통기한이 조금만 지나도 음식을 버리는 모습은 큰 충격이었다. 이들은 “북한에선 곰팡이만 떼고 먹어도 지장이 없는데, 남한 사람들은 큰일이 나는 줄 알더라”며 아까운 마음에 음식을 챙기려 했던 심경을 전했다.
삼겹살을 채소에 싸 먹는 이유가 ‘느끼함’ 때문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고기가 귀한 북한에선 기름진 맛을 즐기지만, 남한은 고기를 워낙 자주 먹어 느끼함을 걱정한다는 점에서 넉넉한 경제적 형편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도 치킨과 돈가스를 가장 좋아할 것”이라며, 남북이 같은 식탁에서 웃으며 식사할 날을 고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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