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얼차려가 부른 비극과 동기들의 빗나간 의리

지난 2024년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이 군기훈련 중 쓰러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훈련병은 규정을 위반한 완전 군장 상태로 구보와 팔굽혀펴기 등 가혹한 얼차려를 받다 열사병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의 책임자인 여중대장은 보호 의무를 저버린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여중대장은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ROTC 동문들이 여중대장을 구제하겠다는 명목으로 성금을 모금하기 시작하며 사회적 공분이 다시 들끓었다. 동문들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앞세워 가해자를 옹호하는 포스터까지 제작해 배포하며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모금 포스터에는 당시 기온이 28.1도에 불과해 규정 위반이 미미했으며 얼차려 시간도 45분뿐이었다는 주장이 담겼다. 군 규정을 어긴 가혹행위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수치를 교묘히 이용해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적반하장식 태도는 유족들의 분노를 극대화했고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는 인상을 대중에게 심어주었다.
동문들이 모금을 진행한 표면적 이유는 항소심 전에 유족과 합의를 시도하여 형량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진정성 없는 합의 시도와 가해자 옹호 여론 형성은 오히려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을 끌어내는 자충수가 됐다. 법원은 가해자 측의 이러한 행태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이자 반성 없는 태도로 엄중히 간주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1심보다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이례적인 판결을 통해 집단 이기주의에 경종을 울렸다. 기존 징역 5년에서 6개월이 가산된 징역 5년 6개월이라는 더 무거운 실형이 가해자인 여중대장에게 최종 선고되었다. 동기들을 돕겠다는 빗나간 애교심이 오히려 가해자의 수감 기간을 늘리는 황당한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훈련병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사건을 단순한 실수나 규정 미숙지로 치부하려 했던 동문들의 인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피해자가 고통 속에 쓰러져가는 동안에도 가혹행위를 멈추지 않았던 당시의 정황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씻을 수 없다. 이번 증형 판결은 군 내 인권 침해에 대해 사법부가 얼마나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는지 보여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누리꾼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법원의 결단에 지지와 환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가해자를 감싸기에 급급했던 동기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군 기강을 세워야 할 장교단 내부에서 발생한 이러한 왜곡된 동료애는 거센 질타의 대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주변인의 대응이 양형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유족의 용서를 구하기보다 가해자의 정당성을 강요하려 했던 시도는 법적·도덕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었다.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과 법원의 원칙적인 판결이 만나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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