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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 3의 결말이 갑자기 바뀌게 된 이유

최재필 편집장 조회수  

(인터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만나다 – 3부

출처:넷플릭스

-숙소 벽면의 라틴어 문구 ‘HODIE MIHIM CRAS TIBI’의 의미는 무엇인가?

로마시대 묘지의 문구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뜻이다. 오늘은 내가 이 관에 실려 묘지에 묻히지만 내일은 네 차례일 수 있으 한순간이라도 소중히 하라는 의미다. 시즌1 때는 게임이 있었고, 시즌2에는 무엇을 넣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약자들의 이야기라는 데서 착안했다. 세상이 어려워지고 힘들어지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고 고통 겪는 사람이 게임에서 탈락하는 약자다. 마지막 게임으로 고공 오징어 게임을 넣어서 가장 약한 사람을 탈락 시키는 것도 세상의 묘사였다. 오늘은 당장 이 사람이 죽겠지만 내일은 그 대상이 내가 될 수 있는 공포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다. 안전장치를 고민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최약체가 될 수 있고 게임에서 탈락해서 죽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시즌3를 관통하는 메인 메시지는 ‘죄책감’이 아닐까. 금자가 끔찍하게 여기는 아들을 찌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 사람들을 살리려고 돌아왔지만 결국 살인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기훈의 희생도 그렇다. 수치심과 죄책감은 인간만의 감정일까?

금자가 아들을 죽였다기보다, 자기 눈앞에서 연약한 여자와 아이의 살인을 막는 행동이다. 급소를 가격하는 게 아니고 칼 든 오른쪽 어깨를 찔렀던 건데, 결국 그 선택은 용식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용식의 살인을 막고자 본능적인 행동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죄책감을 메인 키워드로 삼고자 한 건 아니다. 다만 모두가 죄책감을 느끼고 살아야 하지 않나 싶었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은 지구를 망치는 일이기도 하다. 경쟁에서 이겼다는 승리감일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패배자를 만들어 내기도 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성기훈에게는 원죄를 주고 싶었다. 죄책감을 대호에게 투영하면서 남 탓으로 돌리잖나. 성기훈이 처음으로 사람을 죽인 원죄를 진 인물이 유일한 희망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용기 내고 희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다.

출처:넷플릭스

-프론트맨과 성기훈의 대면에서 ‘아직도 사람을 믿나?’라는 말이 울림을 준다. 또한 마지막 게임은 극한으로 치닫는 인간성을 검증하는 테스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인간성이 또 다른 화두 같은데 성악설과 성선설 중 무엇을 믿는지 궁금하다.

성선설을 믿는다 하면 기훈 같고, 성악설을 믿는다고 답하면 명기 같은데.. (웃음) 성기훈의 마지막 대사 ‘사람은’으로도 말씀드렸지만. 한두 마디로 정리되지 않는 게 인간이다. 그래서 공란으로 처리했다. 아무리 고민해 봐도 어떨 때는 추악하고 욕심 많고 이기적인 존재다. 짧은 시간 동안 지구를 빠르게 황폐화 시키지만 금 모으기 운동을 떠올려봐라. 자기 재산을 내놓으면서 다 같이 잘 살아 보자고 하잖냐. 끝 모를 인간의 공동체 의식은 쉽게 정의하기가 어렵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사람이 어떻다기 보다, 사람은 이래야 한다는 이야기를 오히려 하고 싶었다. 여기서 조금 멈추고 내려놓으면서 고민해 봐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했다

-프론트맨과 기훈은 반대되는 인물이다. 양극단의 신념까지도 철학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사실 ‘오징어 게임’은 재미를 드리려고 만든 거지 철학적인 작품이 아니었다. 제가 서바이벌 장르를 워낙 좋아하고 게임물도 좋아해서 저만의 게임을 만들어 보려다가 떠올린 것이었다. 어쨌거나 사회적인 메시지가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는 서사지만 그럼에도 재미가 요소가 중요했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함의되어 있어서 그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보시는 것 같다.

다만, 둘은 제다이와 다스베이더 같은 관계를 만들려고 했다. 똑같은 수련을 받고 일을 해도 한순간에 자신과 인간을 향한 믿음이 갈리면서 전혀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이다. 프론트맨은 평생 정직한 경찰이었지만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걸 잃게 되면서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어둠의 길로 접어들었다. 기훈은 최종 테스트를 이겨낸 사람이다. 프론트맨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고 기훈 딸에게 굳이 유품을 전달해 주는 일련의 행동이 일그러진 방식의 리스펙트였다고 생각한다.

-VIP의 대사와 역할이 늘어났지만, 그들의 정체나 목적성은 드러나지 않아 의심스럽다.

VIP들은 구체적인 인물이라기보다 사회를 관장하는 시스템의 인간화다. ‘오징어 게임’은 한편의 우화기 때문에 상징적이다. VIP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넣지 않은 이유다. 얼굴도 다 가리고 나오잖냐. 유명하거나 개런티가 높은 배우는 쓸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을 역할이다. 따라서 이에 맞는 배우를 모셔야 했다. 또 제가 네이티브가 아니라 노력한다고 했지만 영어권 시청자들은 여전히 아쉬움이 있을 거다.

출처:넷플릭스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은 게임이다. 숨바꼭질, 줄넘기, 고공 오징어 게임을 배치한 순서와 이유도 궁금하다.

시즌1의 구슬치기는 운명이 뒤바뀌는 강렬한 게임이었다. 4번째 게임에서 중요 인물이 탈락하도록 배치했고 숨바꼭질처럼 운명의 장난 같은 반전과 급박함을 주려고 했다. 5번째 게임은 순수하게 재미의 측면에서 볼 때 줄다리기나 고공 유리 징검다리처럼 높이가 주는 압도감을 넣으려고 했다. 영희의 파트너인 철수도 등장시키고 싶었다.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고공 줄넘기가 제격이었다. 그밖에 시즌2에서 ‘둥글게 둥글게’ 노래를 하도 좋아하셔서 시즌3 줄넘기에도 구전 동요를 넣었다.

-다수결도 폭력적일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어두운 이면도 드러난다.

다수결 민주주의의 위기가 올 것 같아서 작품에 투영하게 되었다. 다수결 외에 민주주의 틀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1인 1표라는 시스템 정작 후 사회가 합의한 가장 민주적인 절차가 다수결이다. 위기 상황이 닥쳐서 모두가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고 먹고살기 힘든 벼랑 끝에 서면 광풍에 쉽게 휩쓸린다. 히틀러의 나치당도 선거를 통해 집권했던 실제 사건인 것처럼 현재 AI와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이라면 또다시 너무 쉽게 선동에 휩쓸리지 않을까?

-결말을 왜 바꾸게 되었나?

막연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내려다가 문득 ‘말하고 싶은 게 뭐지’, 세상을 돌아보니 ‘세상이 만만한가’ 싶더라. 뉴스만 봐도 그렇다. 코로나 이후 더 힘들어졌고, 전쟁의 위기와 불평등도 커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혁명을 통해서 세상이 쉽게 바뀌지 않잖나. 그래서 기훈의 쿠데타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성장과 발전만 위해 나아가는 한 치의 양보도, 희생도 없는 이 세상은 결국 기후 위기든, 3차 대전이든 우리를 파멸로 몰고 갈 것 같았다. 결국 기성세대, 부유한 나라가 양보하고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성기훈이라는 평범한 인물이 게임을 거치면서 깨달은 게 있는 것처럼. 가진 것을 조금 내려놓고 다음 세대를 위해 희생과 양보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4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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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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