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펜디 까사’는 왜 실패했나?
한때 200억 원이 넘는 분양가로 ‘귀족 아파트‘라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강남 초고가 주상복합 ‘포도 바이 펜디 까사’가 잇따른 공매 유찰 끝에 감정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며 럭셔리 신화의 씁쓸한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의 인테리어 가구 브랜드 ‘펜디 까사’가 아시아 최초로 인테리어를 맡아 큰 기대를 모았던 이 프로젝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이라는 암초를 만나 좌초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시장 경색의 직격탄
‘포도 바이 펜디 까사’의 몰락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PF 시장이 얼어붙고, 금리까지 상승하는 삼중고를 겪으면서 시행사는 1,800억 원에 달하는 브릿지론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기한이익상실(EOD) 상태에 빠졌다.
결국 대주단은 공매를 통해 자금 회수에 나섰지만, 초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 부족과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4차례나 유찰되는 굴욕을 맛봤다. 최초 입찰가 3,712억 8,800만 원에서 4차 입찰가 3,183억 3,100만 원으로 500억 원 이상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펜디’라는 이름값에 가려진 사업 리스크

‘포도 바이 펜디 까사’는 펜디 까사 본사가 직접 고객의 직업과 자산 규모 등을 심사해 입주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펜디 아파트’, ‘귀족 아파트’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펜디라는 화려한 이름값에 가려 사업 자체의 리스크는 간과되었다.
부동산 개발업체 골든트리개발은 2020년 강남구 논현동 부지를 평당 1억 5천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비싼 땅값은 사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었다.
하이엔드 주거 시설, 줄줄이 공매 신세
‘포도 바이 펜디 까사’의 실패는 강남 하이엔드 주거 시설 시장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고금리와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오데뜨오드 도곡’, ‘청담501’ 등 다른 하이엔드 주거 시설들도 공매로 넘어갔거나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반값’에도 안 팔린다? 5차 공매, ‘마지막 희망’ 될까

‘포도 바이 펜디 까사’는 오는 7월 28일 5차 공매를 앞두고 있다. 최저 입찰가는 3,024억 1,400만 원으로, 4차 입찰가보다 15억 원가량 더 낮아졌다. 만약 5차 공매마저 유찰될 경우, 최저 입찰가는 2,000억 원대로 떨어지게 된다. 10차 공매까지 유찰될 경우 감정가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수의계약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강남 노른자위 땅이라는 입지 조건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건설 경기 침체와 PF 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어 투자 심리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펜디 까사’의 몰락이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
‘포도 바이 펜디 까사’의 몰락은 단순히 한 건의 부동산 프로젝트 실패 사례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과도한 고급화 전략과 무리한 PF 대출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향후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획일적인 고급화 전략보다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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