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고, 백화점은 문닫고, 노인만 있는…붕괴중인 韓대표 신도시

최재필 편집장 2025.07.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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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타운’ 오명, 일산 경제 붕괴 위기! 희망은 있는가?

1990년대, 대한민국 신도시의 상징이었던 일산은 쾌적한 환경과 계획적인 도시 설계로 각광받았다.

한때 엄청난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텅빈 거리인 일산 라페스타 (출처:고양특례시)

하지만 2025년 현재, 일산은 빠르게 쇠퇴하며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젊음의 거리였던 라페스타는 텅 빈 상가들로 가득하며, “권리금 0원” 현수막이 붙은 곳이 늘고 있다.

고령화와 소비력 감소

일산과 같은 시기에 조성된 분당은 여전히 활발한 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정적인 차이는 ‘일자리’에 있습니다. 분당에는 네이버, KT, SK하이닉스 등 굵직한 기업들이 위치해 있지만, 일산에는 이렇다 할 일자리 기반이 없는 실정이다. 고양시의 상장 기업 수는 3개에 불과한 반면, 성남시는 188개에 달한다.

일자리 부족은 소비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분당구는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상위권이지만, 일산은 3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젊은층은 삼송, 원흥, 킨텍스 등 신도시로 이동하면서 구도심의 고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25년 기준, 고양시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8만 9천 명을 넘어섰으며, 15년 후에는 세 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들이 사라지는 도시

일산 최대 소비처였지만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그랜드 백화점 (출처:그랜드 백화점)

일산은 아이들이 사라지는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한 초등학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생 수가 450명이었으나, 현재는 200명대로 감소했습니다. 과거 인기 있었던 산부인과는 요양병원으로 전환되는 등 도시의 기능 또한 변화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은 부족한 반면, 노인복지시설만 증가하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일산 아파트의 거래 회전율은 1기 신도시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집값 또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는 고양시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산세 수입 감소로 인해 고양시의 재정자립도는 2023년 33.68%에서 2024년 32.27%로 하락했다.

고양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의 난항

이러한 일산 경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시는 경기 북부 최초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며, 바이오 정밀의료, K-컬처, MICE, 스마트 모빌리티, 항공우주 산업 등을 유치할 계획을 진행중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고양시를 “글로벌 자족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 지정 과정은 쉽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고양시에 JDS 지구 내 절대농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와의 사전 협의와 자금 조달 계획의 보완을 요구했다. 특히, 23조 원에 달하는 사업 자금 조달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고양시는 MOU 및 LOI 체결을 통해 투자 의향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고양시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추진하려는 JDS 지구는 대부분 농업진흥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용도 변경을 위한 농림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임홍열 고양시의원은 427만 평에 달하는 절대농지에 대한 농림부와의 사전 협의 없이 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최근 고양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요구에 따라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을 변경하여 JDS 지구를 고양 송포·가좌지구와 고양 장항·대화지구로 분리하여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제자유구역 신청 면적이 과도하다는 산업부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각 지구별 면적을 줄여 선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 변경은 주택 용지 비율을 높여, 경제자유구역이 주택 지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외 준비중인 일산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도 지연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파주, 김포 등 인접 도시와 연계한 서북부 혁신산업벨트 구축 계획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일산 경제의 침체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고양시의 노력은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일산테크노밸리 조성, 서북부 혁신산업벨트 구축 등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해 일산은 자족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꾸준한 투자 유치를 통해 일산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