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계양된 외교부의 태극기…알고보니 의도한 백범 김구의 태극기

제80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외벽에 설치된 대형 태극기가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거꾸로 게양되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는 실수가 아닌, 1941년 김구 선생이 직접 서명한 역사적인 태극기를 재현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는 광복절을 앞두고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된 ‘김구 서명문 태극기’를 본떠 만든 태극기를 외교부 건물 외벽에 설치했다. 이 태극기는 1941년 김구 선생이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아 벨기에인 매우사 신부에게 전달하며 친필 서명을 남긴 것을 재현한 것이다. 태극기에는 “강노말세(强弩末勢·힘을 가진 세상의 나쁜 무리)인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독립을 완성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현재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태극기와 달리, 외교부 청사에 게양된 태극기의 건곤감리 4괘 배열이 다르다고 지적하며 실수를 의심했다. 그러나 이는 당시 국기 규격이 법적으로 통일되기 전의 역사적 태극기를 재현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42년 국기 스타일 지침을 발표했으나 널리 알려지지 못했고, 1949년 국기교정위원회가 구성되고 2007년 국기법 제정 등을 거쳐 현재의 태극기 형태와 규격이 확립되었다. 따라서 김구 서명문 태극기는 그 이전의 모습으로 현재와 다른 것이다.
한편, 외교부는 과거에도 태극기 관리 및 사용에 있어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9년에는 한-스페인 전략대화 행사장에 심하게 구겨진 태극기를 사용해 비판을 받았으며, 이와 관련하여 담당 과장이 보직 해임되기도 했다. 또한, ‘발틱’ 3국을 ‘발칸’ 3국으로 잘못 표기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인사말을 착각하는 등 외교적 결례 사례가 이어져 기강 해이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외교부 건물의 태극기 게양 논란은 역사적 의미를 담은 태극기를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나, 과거 외교부의 반복된 실수 사례와 맞물려 국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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