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들에게 논란이 큰 주제

몽골을 이야기할 때마다 종종 등장하는 흥미롭지만 논란이 큰 주제가 있다. 바로 ‘아내를 손님에게 빌려준다’는 전통이다. 일부 기록이나 책에서 언급되면서 “몽골은 그런 나라”라는 오해가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몽골 유목 사회에 그런 풍습이 존재했는지는 지금까지도 논쟁의 대상이다.
몽골에서 공부했던 한 언론인은 저서에 “아내를 빌려주는 나라”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직접 몽골인에게 관련 여부를 물었을 때, 반응은 강한 분노였다. 몽골 외국어대학의 한 교수는 “그런 야만적인 풍습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오늘날 몽골인들에게 이 주제는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불쾌한 금기다.
유목사회의 혼인 관습

유목민들의 혼인 관습을 살펴보면 ‘아내 빌려주기’라는 제도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족외혼이나 형사취수제처럼 가까운 인척과 결혼을 피하려는 장치들은 분명 존재했다. 이는 혈통 보존과 집단 유지를 위한 전략이었으며, 외부인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혈통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활용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 체계적인 ‘아내 공유 풍습’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영화와 마르코 폴로 기록의 한계
1960년대 영화 The Savage Innocent에는 에스키모 이누크족의 ‘대처제도(貸妻制度)’가 묘사된다. 손님에게 아내를 동침 상대로 내어주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당시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일부 학자들은 몽골 유목민과 북방 몽골로이드 계통 부족 간의 문화적 연관성을 추정하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다. 몽골 사회 전통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몽골과 관련된 대표적 기록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다. 그는 신강지역의 하미에서 손님이 오면 남편이 아내를 내어주고 집을 비웠다고 서술했다. 그러나 마르코 폴로의 저술은 과장과 허풍이 많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심지어 그가 실제로 원나라를 방문했는지조차 논란이 있다. 따라서 그의 기록을 근거로 몽골 전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론
역사적 맥락과 일부 기록을 통해 볼 때, 몽골 유목 사회에 외부인의 혈통을 받아들이려는 문화적 행위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내를 손님에게 빌려주는 제도화된 풍습’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현재 몽골인들에게 이 이야기는 심각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오늘날 “몽골 남편은 아내를 빌려줬다”는 식의 단정은 큰 결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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