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 자체 핵무장 가능성 제기”
월스트리트저널(WSJ) 발행인을 지낸 캐런 엘리엇 하우스가 최근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북한의 비핵화라는 오랜 희망이 사실상 사라지고,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서 한국은 더 이상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우스는 미국의 동맹으로서 한국이 의지해온 안보 보장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우스는 자체 핵무장이 해결책이라고 믿는 한국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김정은과의 회담에 집중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한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브루킹스연구소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35%가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동맹”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안보 불안과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불신이 동시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안보 콘퍼런스에서는 한국이 한반도 안보를 직접 맡고, 미국은 중국의 대만 공격 억지에 주력하는 구상도 논의됐다. 그러나 하우스는 이 전략이 근본적으로 불완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공격에 대응할 경우 북한이 한국을 위협하거나 공격할 수 있고, 반대로 미국이 대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미국의 안보 공약이 공허하다고 판단해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어떤 경우에도 한국이 안보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의 핵 능력 강화 전망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전문가는 북한이 향후 10년 내 핵무기 보유량을 현재 60개 수준에서 150개까지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핵 타격에서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최대 300개의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면 한국은 약 4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료를 보유하고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 있어 실제 핵무기 제조는 불가능하다. 이 같은 제약이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우스는 북한 내부 불안정성도 지적했다. 최근 러시아 전선에 파병된 북한 엘리트 자녀들의 전사 소식이 이어지면서 권력층 내부의 동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초기에는 전사자 소식을 무시했지만, 최근 들어 훈장을 수여하는 등 예우를 강화했다. 이는 내부 불안감을 달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력 과정에서 핵 위협을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 교훈을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북한의 핵 능력 증강, 미국 동맹에 대한 불안, 내부적으로 커져가는 자체 핵무장 여론이 맞물리면서 한국의 안보 환경은 점점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앞으로 어떤 안보 전략을 선택하든 동맹 의존과 독자적 억지력 확보 사이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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