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퐁피두 센터, ‘세계적 미술관’ 유치라지만…세금 블랙홀 논란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랑스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 부산 분관 건립안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총 1,083억 원을 들여 남구 이기대공원에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지만,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가 예상돼 시민사회의 반발은 여전하다.

부산시는 이번 사업을 “세계적인 컬렉션을 지역에 유치해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문화 인프라”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막상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운영 적자가 심각하다. 시가 직접 의뢰한 용역 결과에서도 연간 70억 원 이상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입장 수입을 50억 원으로 잡아도, 인건비와 프로그램비, 유지비 등을 합치면 ‘구멍 난 독에 세금 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지식재산권 사용료까지 더하면 연간 120억 원이 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시민 공론화 부족도 논란이다. 부산시와 퐁피두 측은 초기 양해각서를 영어와 프랑스어로만 작성하고, 협약 내용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설명회는 형식적으로 한 차례 열렸을 뿐, 충분한 토론이나 의견수렴 과정은 생략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 시민은 “과정이 제대로 공개됐다면 이렇게 찬반이 갈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하나의 치적용 전시행정이 될 것”이라고 맹비난한다. 실제로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 사직야구장 재건축 등 대규모 건설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모두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화와 체육을 빌미로 한 건설사업이 줄줄이 추진되는데, 결국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부산시는 후원회 조직, 광고, 기획전 협찬 등을 통해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공론화 부족, 불투명한 협약 과정, 예견된 적자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 퐁피두 센터는 ‘세계적 미술관’이라는 화려한 간판과 ‘세금 블랙홀’이라는 오명이 동시에 씌워진 채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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