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호날두라 불리던 선수

한때 ‘인민 호날두’라 불리며 유럽 축구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북한 축구 선수 한광성의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998년 평양에서 태어난 한광성은 김정은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평양 국제 축구학교에서 성장,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2014년 16세 이하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이탈리아 칼리아리와 계약하며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178cm의 크지 않은 키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점프력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벤투스, 아스날, 에버튼 등 명문 구단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누구나 꿈꾸는 세계적인 팀의 선택을 받다.

2019년, 한광성은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꿀 만한 유벤투스 이적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대북 제재라는 암초에 부딪히며 그의 앞날에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유벤투스는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적료 지급을 1년 미루는 방식을 택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2017년 12월, UN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따라 북한 국적자는 2년 안에 본국으로 송환해야 했고, 한광성은 입단 4개월 만에 팀을 떠나 카타르 알두하일로 이적해야 했다. 카타르 역시 UN 회원국이었기에 한광성의 해외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알두하일 입단 당시 북한으로 돈을 송금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했지만, 매달 1억 3천만 원이 북한으로 불법 송금된 사실이 드러나며 2020년 9월,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비운의 천재

카타르 리그에서 추방된 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며 그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 북한 대사관에 갇혀 지내는 신세가 되었다. 2023년 9월,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이미 그는 전성기를 놓친 후였다. 4년 만에 국가대표로 복귀하여 월드컵 예선 경기를 뛰었지만,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대북 제재로 인해 해외 진출은 더욱 어려워졌고, 한때 유럽을 호령했던 천재는 이제 북한 리그에서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되었다. 만약 그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한광성은 시대를 잘못 만난 비운의 천재로 축구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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