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무게, 이은하의 투병과 시련

1970~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이은하는 화려한 무대 뒤에서 끊임없는 투병과 경제적 시련을 겪어야 했다. 척추분리증 진단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르기 위해 진통제와 스테로이드에 의존했으며, 그 부작용으로 단기간에 체중이 15kg이나 증가했다. 이어 부신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쿠싱증후군까지 겹치며 외형 변화와 극심한 피로, 통증을 견뎌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사채 10억 원을 떠안게 되면서 경제적 위기까지 맞닥뜨렸다. 생계를 위해 무대를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몸을 돌볼 여유조차 없이 병을 키워갔다. 한때 의사로부터 “뼈와 뼈가 굳어 수술은 피했지만 상태는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을 만큼 그의 상황은 절박했다.
후배가 건넨 따뜻한 봉투

힘겨운 시기 속에서도 이은하에게 위로가 된 순간이 있었다. 바로 후배 가수 마야와의 만남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은하는 “불후의 명곡 출연 후 마야가 먼저 식사를 제안하며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이은하의 팬이었다는 마야는 식사 자리에서 울먹이며 봉투를 건넸는데, 그 안에는 현금 2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마야는 “선배님 힘들다고 들었다. 그냥 드리고 싶었다”고 전하며 선뜻 내놓기 어려운 용기를 보여줬다. 이은하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예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자리에 있던 배우 김청 또한 “마야가 얼마나 망설였겠냐”며 함께 울컥한 마음을 드러냈다.
노래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지막 소망

방송에서 이은하는 음악 인생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남겼다. 음반 제작 사업 실패로 약 10억 원의 빚을 지고 개인 파산까지 경험했으며, 쿠싱증후군과 유방암 투병까지 겹쳐 힘든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노래만큼은 끝까지 놓을 수 없다”며 목소리만 유지된다면 20년은 더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13살부터 노래했어요. 노래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노래뿐입니다. 죽을 때까지 무대에서 노래하다가 가는 게 제 소원이에요. 이은하 하면 노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은하의 말은 많은 이들에게 한 시대의 가수를 넘어, 삶 전체를 노래에 바친 예술가의 진정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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