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회를 뒤흔든 비극적 사건

미국 조지아주 존스크릭에서 한인 치과의사 최모(52)씨가 아내와 15세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이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경찰은 애틀랜타 교외 자택에서 세 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용의자는 최씨로 보인다”며 피해자 존중 차원에서 구체적 정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서장은 “이번 사건은 가족뿐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의 상처”라며 애도를 표했다.
최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교 시절 이민 온 1.5세대다. 테네시대에서 치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년간 조지아 수와니에서 치과를 운영해왔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환자를 웃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적혀 있었다.
음악적 재능으로 주목받던 딸의 안타까운 죽음

특히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딸이 미래가 촉망되는 음악 인재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숨진 딸은 기독교계 사립학교에 다니며 어린 나이부터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그녀는 교내 콩쿠르에서 수차례 입상했고, 올해 7월에는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올라 연주를 펼치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학교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학생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나 큰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다”며 “그녀의 밝은 미소와 음악적 열정은 교사와 동료 학생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학교 친구들 역시 SNS를 통해 애도의 글을 남기며 슬픔을 나누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던 소녀의 삶이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났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역 사회의 혼란과 추측

현지 한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결혼 20주년을 맞은 부부는 평소 사이가 원만했고, 사건 일주일 전에도 딸의 생일파티를 열었다. 지인들은 “늘 다정하고 성실한 가족이었다”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친구는 “재정 문제도 없었고 은퇴 계획까지 이야기했었다”고 전했다.
사건 원인을 두고 가정 불화, 정신적 압박, 우울증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지만 경찰은 “과도한 추측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인 사회는 모범적이던 가정의 비극적 결말에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우울감 등으로 혼자 고민을 안고 있거나 주변에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을 통해 24시간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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