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 다운로드 ‘점신’, AI 시대에 가장 기이한 열풍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과 창작을 대체하고, 우주 탐사와 유전자 편집이 일상 뉴스로 소비되는 시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배워야 할 젊은 세대, 이른바 MZ세대가 발길을 돌리는 곳은 점집과 타로 카드다. 앱스토어에서 1,800만 건이나 다운로드된 ‘점신’은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을 넘어선 세계에서, 오히려 근거 없는 운세가 젊은 층의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사회적 퇴행으로 보인다. MZ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정보와 교육을 받았지만,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는 과학적 사고 대신 ‘예언’과 ‘점괘’에 매달리고 있다. 청년 실업, AI로 인한 일자리 불안, 연금 고갈 같은 구조적 위기를 해결하는 길은 제도 개혁과 개인 역량 강화에 있다.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은 타로 카드의 한 장에 위안을 구한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피하고 심리적 도피처에 매달리는 태도다.
‘MZ 무당’이라는 새로운 존재는 이 흐름을 더욱 부추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를 모으며, 무속을 놀이와 콘텐츠로 포장한다. 심지어 연애 예능에 출연해 운명을 점치는 모습이 웃음거리로 소비되면서, 점술은 더 이상 비판적 검증 없이 젊은 세대의 문화로 받아들여진다. 교회나 사찰이 쇠퇴한 자리를 점집이 대신 채우는 모습은, 개인주의와 불안 심리가 만들어낸 퇴행적 풍경에 다름 아니다.

사회적 연대가 느슨해 지고, 의지할 곳 없이 성공공식만 난무한 빈자리를 메운 것이 점술이라면, 이는 위험한 현상이다. 희망 대신 점괘, 연대를 통한 자신의 발견 대신 근거 없는 상담이 자리 잡은 사회는 더욱 모호하고, 불안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넓어진 시대에, 오히려 비과학적 믿음으로 도망치는 젊은 세대의 태도는 안타깝고 퇴행적이다.

점술은 정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그저 당장의 불안을 달래줄 뿐이다. 그러나 불안을 달래는 순간, 문제를 직면하고 극복할 기회를 잃는다.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것은 자기 탐구와 혁신, 그리고 오히려 철학적 사고와 공동체적 해법이다. 허망한 점술의 부활은 MZ세대의 불안을 드러낼 뿐, 해답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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