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와 결혼후 삼성가의 ‘출가외인’이 된 이숙희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 씨는 화려한 재벌가에 속해 있었지만, 가족 간의 복잡한 애증과 사업적 이해관계 속에서 소외되는 경험을 겪어야 했다. 특히 LG家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의 결혼은 삼성과 LG라는 두 거대 그룹 간의 관계 변화와 맞물려 이숙희 씨의 삶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숙희 씨는 1957년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결혼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병철 창업주와 구인회 창업주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고, 두 거대 재벌가의 혼사는 큰 화제가 되었다. 결혼 초기, 구자학 회장은 삼성에서 제일제당 이사, 호텔신라 사장 등을 역임하며 이병철 창업주의 깊은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1969년 삼성이 전자산업에 진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 LG(구 금성사)가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던 전자 분야에 삼성이 뛰어들면서 두 그룹 간의 갈등이 깊어졌고, 이는 두 사돈 가문 사이의 관계에도 냉각기를 가져왔다. 결국 구자학 회장은 LG그룹으로 복귀하게 되었고, 이숙희 씨 역시 친정인 삼성가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관계 악화 속에서 이숙희 씨는 삼성가로부터 상속에서 배제되는 아픔을 겪었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병철 창업주는 자신이 세운 사업의 지분이 경쟁사인 LG로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LG家와 혼인한 차녀 이숙희 씨에게는 단 한 푼의 유산도 상속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숙희 씨는 2012년, 오빠인 이맹희 전 회장에 이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오랜 기간 쌓여왔던 섭섭함과 억울함을 드러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이숙희 씨는 “(오빠에게) 삼성이 나쁘게 굴어 힘이 되기 위해 동참하게 됐다”며, “무능하기 때문에 재산도 못 준다는 식으로 삼성이 몰고 갔다”고 밝히며 삼성 측의 부당한 대우를 비판했다. 또한, 남편 구자학 회장이 삼성에서 갑작스럽게 떠나야 했던 이유와 자신 역시 상속받지 못한 배경에 대한 진실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숙희 씨는 슬하에 1남 3녀를 두었으며, 이들은 아워홈의 경영권을 두고 복잡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특히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삼녀 구지은 부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은 세 차례에 걸쳐 표출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자녀들의 경영권 분쟁은 이숙희 씨의 삶에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었다. 한평생 돈 때문에 친정, 시댁과의 관계에서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그녀는, 말년에는 자식들의 재산 다툼을 지켜보며 또 한 번의 안타까움을 겪어야 했다.
이숙희 씨의 삶은 재벌가라는 화려함 속에 가려진 가족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애증, 그리고 그 속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성의 굴곡진 역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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