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금기 깬 한국 과학자들, 인간 신경 재생 실현

세계 의학계의 상식을 뒤집은 연구 결과가 한국에서 나왔다. “척수는 절대 재생되지 않는다”는 100년 묵은 의학의 금기가 깨진 것이다.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척수 손상 부위를 분자 수준에서 회복시키는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 ‘KDS-20110’의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임팩트 팩터(IF) 52의 세계적 과학저널 Neuron에 게재되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척수는 뇌의 명령을 신체로 전달하는 신경의 고속도로다. 한 번 손상되면 신경 재생이 불가능해 전신마비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창준 연구팀은 척수가 스스로 회복을 멈추는 ‘제동 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손상 시 별모양의 교세포가 장벽을 형성해 염증 확산을 막는 대신 신경 재생을 가로막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장벽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가바(GABA)’라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만들어내는 분자적 브레이크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브레이크 신호를 억제하는 물질인 KDS-20110을 개발했다. 손상 부위에 투여하자 신경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성장 인자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끊어진 신경들이 재연결됐다. 실험 결과 척수 손상으로 마비된 실험동물들이 보행 능력을 회복하는 장면이 관찰됐다. MRI로 확인한 결과, 손상 부위의 신경섬유가 복원되고 절연 역할을 하는 수초(myelin)까지 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KDS-20110은 임상 1상에서 독성 및 약물 반감기 안정성이 입증되며 인간 적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약물의 혈중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됐고, 체내 축적이나 독성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임상 2상과 3상을 거쳐 실용화 단계로 나아가겠다”며 “이번 결과는 척수 손상 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준 단장은 이번 성과로 올해 과학기술훈장, 대통령상, 올해의 과학자상을 휩쓸며 국내 신경생리학 분야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매년 3만 명 이상이 척수 손상으로 삶이 바뀌는 미국에서도 이 연구는 “의학의 판을 바꿀 발견”이라 평가받고 있다.
과학계는 이번 성과를 “한국의 생명과학이 노벨상권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실패율 90% 이상인 신약 개발의 벽을 넘기 위해, 한국 연구진이 경기장 한가운데로 직접 내려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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