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중단 카드 앞에 나타난 변수

최근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대한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무상 원조(ODA)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캄보디아를 압박해 국내 범죄자들의 신병 확보를 위한 ‘형사 공조’에 응하도록 하려는 계산이었다. 한국은 원조 중단이 캄보디아에 경제적 부담을 줘 결국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 거라 봤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강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계산이 통하지 않는 배경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

캄보디아는 한국의 원조가 줄어도 부족한 재정은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받아 메우면 그만이라는 입장이다. 심지어 이 차관을 갚지 못해 신용 평가가 떨어지는 것조차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중국이 ‘차관을 더 받아가라’며 압박하는 상황이 한국의 원조 축소보다 훨씬 더 부담스럽다고 토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캄보디아 입장에선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잃을 것이 없다’는 배짱이 생긴 셈이다. 한국 정부가 가진 ‘돈줄’ 카드가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에서 무용지물이 되면서, 한-캄보디아-중국 세 나라를 둘러싼 복잡한 외교 방정식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국의 ‘원조 외교’가 중국의 ‘차관 외교’ 한계 앞에서 어떻게 해결해 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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