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일자리 미끼에 캄보디아行 결심…비상여권·편도 항공권으로 수상한 징후 포착

‘고수익 일자리’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비상여권을 들고 캄보디아로 향하려던 10대 남성이 대한항공 직원의 설득 끝에 출국을 포기하고 귀가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이는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기승을 부리는 취업 사기 및 범죄 조직 연루 사건과 관련하여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5시경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대학생 A씨(18)는 캄보디아 프놈펜행 항공기에 탑승하려 했으나, 대한항공 탑승수속팀 서비스 매니저 박진희 씨 등 직원들이 A씨의 수상한 출국 정황을 포착하고 만류에 나섰다. A씨는 비상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항공권 정보에는 ‘+86’으로 시작하는 중국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편도 항공권만 소지하고 있었다.
당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은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로, 긴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이 권고되는 위험 지역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A씨는 돈이 필요해 휴학 중이며, 어릴 적 중국으로 이민 간 친구를 만나러 캄보디아에 가는 것이라고 출국 경위를 설명했다. 또한, 어머니와 통화했으며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당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A씨에게 캄보디아 출국 시 왕복 항공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설득했고, A씨는 결국 왕복 항공권을 새로 구매해 다시 출국 수속을 밟는 듯했다. 하지만 A씨는 망설임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공항 안내데스크로 가서 112 신고를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보호하는 한편, 혹시 모를 보복 범죄에 대비해 주민등록 말소 및 은행 계좌 정리 방법 등을 안내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했다. 놀랍게도 경찰이 A씨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그의 휴대전화로는 ‘얼른 출국하라’는 취지의 협박 전화가 걸려 왔다고 한다.
이번 A씨의 사례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급증하고 있는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한 취업 사기 및 납치, 감금, 폭행 등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위험 상황을 파악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은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여행사들을 상대로 캄보디아행 출국자들에게 위험 상황을 적극적으로 안내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박 의원은 “현장의 항공사 직원이 한 청년을 해외 취업 사기에서 구한 사례”라며,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차단을 돕듯 공항, 항공사, 여행사 역시 출국 전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선제적으로 안내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