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바꿨다 — 프랑스 방사포 전략

프랑스가 갑자기 한국제 다연장 로켓 ‘K239 천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기술-전력 보강 이야기지만, 그 속엔 더 복잡한 계산이 숨어 있다.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M270 계열을 운용해 왔지만, 부품 공급 중단과 계량(업그레이드) 부족으로 전력 공백에 직면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프랑스에 경종을 울렸고, 장거리·정밀 다연장 로켓의 필요성은 급부상했다. 그런데 문제는 ‘발사차량을 자체 개발하느냐, 아니면 해외에 의존하느냐’였다. 프랑스 내부 보고서는 소수 운용만으로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해 독자 플랫폼을 만들기보다, 검증된 해외 발사체를 도입하고 자국에서 정밀 유도탄만 개발해 수출 경쟁력을 살리는 쪽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한국의 천무가 부각된다. 천무는 M270용 비유도 로켓을 그대로 발사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추고 있어 ‘탄약 풀’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결정적 이점이 있다. 이미 폴란드가 천무를 선택했고, 사우디·아랍권 등 해외 수요에서도 성과가 입증되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제 하이마스(HIMARS)는 정치적·공급망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하이마스는 주문 폭주로 인도 시점이 뒤로 밀린 데다, 프랑스 보고서는 미국 파트너의 일관성 부족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며 트럼프로 대표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또 다른 변수는 집속탄(CCM) 문제다. 과거 M270이 사용하던 DPICM 계열 탄두는 국제사회 비판을 받아왔고, 오슬로 조약 이후 많은 서방국가가 자탄형 로켓을 버리고 GPS 유도 단일 탄두로 전환했다. 프랑스는 이미 일부 M270을 LRU(업그레이드형)로 개수했지만 수량은 턱없이 부족했고, 핵심 부품 확보도 난항을 겪었다. 이런 현실에서 ‘발사 차량은 수입하고, 유도탄·사거리 연장 무기는 자국 개발’이라는 전략적 선택이 논리적으로 보였다.

결국 프랑스가 검토한 후보는 미국의 하이마스, 이스라엘의 풀스, 인도의 피나카, 그리고 한국의 천무였다. 하이마스가 능력면에서 매력적이지만 확보 시점과 정치적 신뢰도에서 약점이 드러났고, 풀스는 이스라엘산이라는 지정학적 부담이 있었다. 반면 천무는 ‘탄약 호환성’과 이미 입증된 수출 실적이라는 실무적 장점을 내세웠다. 프랑스의 선택은 단순한 무기 성능 비교가 아니다. 전력 보강의 시급성, 공급 안정성, 국제 정치 환경, 그리고 수출 시장 전략이 뒤엉킨 계산의 결과다. 천무가 프랑스 방사포 사업의 최종 승자가 될지는 물량·계약 조건·정치적 변수에 달려 있지만, 적어도 ‘유럽의 한 축’이 한국 무기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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