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아내이자 前 서울힐튼호텔 회장인 정희자와 김일성의 인연

정희자 전 서울힐튼호텔 회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으로서, 또한 ‘터프 마담’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강단 있는 경영인으로서 알려져 있다. 특히, 남북 관계가 경색되었던 시기에 김일성 주석과 여러 차례 만나 인간적인 교류를 나눴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2121년 여성조선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정 전 회장은 김 주석과의 만남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이념과 정치적 경계를 넘어선 인간적인 연민과 소통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생전 자신의 회고록에서 김일성 주석이 정희자 전 회장과 “금세 친해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전 회장의 “직선적으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김 주석에게 신선함으로 다가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 전 회장은 1989년 평양축전 참가 사건 직후, 남북 간의 민감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하여 김 주석을 처음 대면했다. 당시 임수경 씨의 평양 방문을 둘러싼 북한의 선전 방식에 대해 정 전 회장은 거침없이 “정식으로 온 게 아닌데 이렇게 얼굴을 붙여놓고 선전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하며, 김 전 회장의 말처럼 직선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정 전 회장은 김 주석을 만나면서 이념이나 정치적 관계를 떠나 인간적인 연민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김 주석이 “왜 이렇게 큰 집에서 혼자 사느냐”는 정 전 회장의 질문에 “나도 여기 살고 싶지 않은데 우리 아들이 여기 있어야 한다”고 답하며 고독감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정 전 회장은 북한 방문 시 먼저 자신을 끌어안는 김 주석에게 겉치레가 아닌 인간적인 포옹으로 화답했으며, 이러한 인간적인 대화 방식이 김 주석으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 주석이 “인간적인 감정에 굶주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전 회장 부부가 김일성 주석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1994년 6월 중순이었다. 그로부터 보름 뒤 김 주석은 사망했다. 정 전 회장은 마지막 인사에서 김 주석이 “또 오실 거죠? 인제 가면 못 오는 건 아니죠? 11월 3일에는 꼭 오실 거죠?”라며 자신의 손을 꼭 잡았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는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김 주석의 간절한 바람과 함께, 정 전 회장과의 인간적인 유대를 소중히 여겼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희자 전 회장의 김일성 주석과의 만남은 단순한 정치적 행보를 넘어, 서로 다른 이념 속에서도 인간적인 교감과 소통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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