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나가면 맞아요” 통일교 2세들의 지옥 같은 가족 이야기

“안녕하세요. 통일교 2세 중2 여학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통일교 사람이고 합동 결혼식으로 결혼하셨어요. 엄마는 일본인, 아빠는 한국인이에요. 저희 가정엔 애정이 없어요. 밥도 다 따로 먹고 나는 평생 사랑받지 못하겠지라는 생각도 들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MBC 방송국으로 온 한 손편지 속의 사연이다. 사연자의 부모는 통일교의 ‘합동 결혼식’을 통해 만난 부부였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그들의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교주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통일교의 합동 결혼식은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교주가 직접 남녀를 짝지어주는 ‘축복 결혼’이라 불리는 의식이다. 신도들은 교주가 “조상들의 영적 연결”을 본다며 매칭을 결정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결과, 서로 알지도 못한 채 국경을 넘어 결혼한 부부들이 생겨났다. “강제로 끌려온 일본인 여성도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군 복무 중 합동 결혼을 치렀다는 배준표 씨는 말했다. “그 신부는 진짜 결혼하기 싫다고 울었어요. 아버지가 통일교 광신도라 강제로 보냈대요. 지금 생각하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었어요.” 이 결혼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늘 균열 위에서 자랐다.

한 통일교 2세는 “엄마가 일본 사람이라 늘 싸웠다. 교회에서는 ‘네 엄마 조상이 잘못해서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엄마 조상의 죄를 씌우는 논리가 가정을 지배했다. 그녀는 또 말했다. “교회에서는 ‘우리 모두 한 가족’이라 말하지만, 집에 가면 엄마 아빠는 싸우고, 서로 원망하고, 나는 그 속에서 눈치만 봐요.”
인터뷰에 나선 또 다른 청년은 자신의 얼굴이 공개될까 두려워했다. “얼굴 나가면 교회 사람들이 잡으러 와요. 진짜 끌려가서 맞아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의 교리를 강요받으며 자랐다고 했다. 지갑 속엔 교주 부부의 사진을 넣고 다니는 게 ‘신실한 증거’였다. 하지만 이들 2세들이 진짜로 원한 건 교주의 축복같은게 아니었다. “교회의 말에 더 이상 속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조용히 말했다. “부모님이 종교 때문에 싸우고, 아이들은 그 틈에서 무너져요. 그게 가족인가요?”

이 젊은 세대가 호소하는 건 종교 갈등 문제가 아니다. 신앙의 이름으로 짜맞춰진 ‘가족’이라는 제도, 그 안에서 짓눌린 영혼의 절규다. 교회는 여전히 ‘참가정’, ‘하늘의 부모’라는 단어로 포장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의 삶은 이미 부서졌다. 통일교 2세들은 오늘도 말한다. “이건 구원이 아니라 감옥이에요.” 그들의 울음은 한 종교의 문제를 넘어, ‘가족’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기형적 폭력을 세상에 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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