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출입금지 구역 몰래 들어간 프랑스 유튜버… 일본 사회 분노

일본 후쿠시마의 귀환 곤란 구역, 여전히 방사선 위험이 남아 있는 지역에 한 프랑스 유튜버가 무단으로 침입해 영상을 촬영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구독자 약 99만 명을 보유한 프랑스인 유튜버 ‘톰 ASMR’은 최근 ‘ASMR in Fukushima’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방호복을 입고 후쿠시마현 나미에마치의 폐가에 들어가 도로, 전봇대, 빈집 내부의 소리를 녹음했다. 해당 지역은 일본 정부가 여전히 ‘귀환 곤란 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영상에는 지진과 원전 폭발로 시간이 멈춘 듯한 거리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 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일본 언론은 “출입이 제한된 구역에 외국인이 허가 없이 들어갔다”며 “지역 주민과 피해자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지난 7월에도 같은 구역에 들어가 영상을 촬영한 외국인 유튜버가 논란이 됐고, 9월에는 우크라이나인 3명이 빈집 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최근 후쿠시마 현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드링크 재팬 2025’와 ‘재팬 페스티벌’에 참가해 사케, 복숭아 주스, 녹차 등을 홍보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후쿠시마 부스가 관람객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많은 외국인들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 규모나 현재의 오염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정상화된 도시’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불법 촬영을 넘어, 후쿠시마 지역을 둘러싼 일본 사회의 복잡한 정서를 다시 드러냈다. 후쿠시마는 여전히 일부 지역이 출입 제한 상태지만, 동시에 일본 정부는 “정상화”를 강조하며 전 세계에 후쿠시마의 이미지를 새로 세우려 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후쿠시마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초등학생의 모내기 체험, 자전거로 후쿠시마 해안을 일주하는 캠페인, 후쿠시마산 목재를 이용한 일본 최초의 목조 축구 경기장 건립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흥 상징’ 사업이 안전 논란과 맞물리며 우려를 낳고 있다. 후쿠시마 목재는 도쿄올림픽 시설에도 사용된 바 있는데, 일부 시설에서 부식 문제가 보고됐다.
최근에는 더 논쟁적인 계획도 나왔다. 일본 후쿠시마 국제연구교육기구가 원전 사고로 오염된 산림을 활용해 바이오연료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2029년 실증 시험이 예정돼 있으며, 태운 뒤 남는 방사성 재(ash)는 매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오염 목재를 태울 경우 방사성 물질이 농축되어 확산될 위험이 있다”며 공개 반대 성명을 냈다.

이처럼 일본이 ‘후쿠시마의 일상 회복’을 내세우는 와중에 외국인의 무단 침입 사건까지 겹치며, 지역 주민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한 일본 네티즌은 “해제 구역이라도 남의 집에 들어가면 안 된다. 특히 재해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감정을 생각해야 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후쿠시마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건이다. 일부 지역은 복구와 일상을 되찾고 있지만, 다른 곳은 아직도 폐허로 남아 있다. ‘정상화’라는 말이 과연 어디까지 유효한지, 일본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외국인 유튜버의 불법 침입은 그 경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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