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30번, 그런데도 이혼 안 한 이유

오구리 슌의 인생은 팬심 하나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6학년, 좋아하던 배우 우치다 유키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오디션에 나갔다. 연예계 입성은 빨랐지만 학교생활은 지옥이었다. 급식 찌꺼기가 책상에 들어가고, 가방은 물에 젖었다. 괴롭힘 끝에 중학교를 포기했고,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다. 그런 그가 처음 이름을 알린 건 드라마 GTO. 왕따 연기로 얻은 주목은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경험 덕이었다.

하지만 이후 길은 막혔다. 신예 야마다 타카유키에게 오디션마다 밀렸고, 배우를 그만두려 했다.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며 버티던 어느 날, 매니저가 불렀다. “나, 앞으로 1년도 못 산대.” 시한부 고백이었다. 매니저는 그를 유일한 배우로 삼아 회사를 세웠던 사람. 오구리는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진심으로 연기에 매달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고쿠센’에서 금발 불량학생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매니저는 눈물을 흘리며 그의 성공을 봤다. 그러나 새 드라마 촬영 하루 전, 그녀는 세상을 떠났다. 오구리는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 “여기가 사라지면 그녀의 흔적도 사라진다.” 그 약속 하나로 20년을 같은 소속사에 남았고, 지금은 대표로 있다.
직업적 평판은 최고다. 출연료 절반을 동료와 스태프에 쓰고, 직원 전원을 하와이로 보냈다. 추운 촬영장에 코트를 돌리고, 현장에 셰프를 불러 밥을 먹였다. “같이 일한 기억이 좋아야 한다. 그게 배우의 브랜딩이다.” 그렇게 그는 현장의 신뢰를 쌓았다.

문제는 사생활이었다. 배우 야마다 유와의 연애는 공개 고백으로 시작됐다. 매니저를 통해 “사귀고 싶다”는 말을 전했고, 4년 뒤 결혼했다. 하지만 그 사이 ‘두 집 살림’ 의혹, 여자 화장실 사건, 러브호텔 보도까지 터졌다. 결혼 직후엔 더했다. 만삭의 아내를 두고 동료 배우와 호텔에 들어가 현금을 인출하고, 콜걸 업체의 흰 승용차가 들이닥쳤다. 모든 정황이 불륜을 가리켰다. 야마다 유는 이혼을 각오하고 싸웠고, 오구리는 무릎을 꿇었다. 아내는 세 가지 조건을 걸었다. 여자 연락처 전부 삭제, 언제든 휴대폰 공개, 위치추적 앱 설치. 그러나 그는 또 속였다. 단골 술집에 휴대폰을 맡기고 근처에서 다른 여자를 만났다.
결국 아내는 통금 시간을 걸었다. 새벽 3시까지 귀가. 그마저 어긴 날도 있었고, 야마다 유는 “그럴 바엔 집으로 데려와 마셔라”고 했다. 이후 그는 집에서 술자리를 열고, 방송에선 “취하면 여자를 꼬시고 싶어진다”고 웃었다. 결혼반지를 빼는 시늉까지 했지만 “아내는 소중한 사람”이라며 수습했다. 수십 번의 불륜설에도 그는 여전히 주연배우다. 로맨스, 사극, 할리우드까지 이어졌다.

넷째 아이가 태어난 뒤, 또 한 장의 사진이 터졌다. 트랜스젠더 클럽에서 홀딱 벗고 노래하는 모습이었다. 시기는 결혼 전으로 추정됐지만, 이미지는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한 달 뒤, 부부는 고급 레스토랑 데이트를 즐겼다. 손엔 노란 장미와 해바라기가 들려 있었다. 수많은 스캔들에도 야마다 유는 가정을 지켰다. 그는 방송에서 “술에 취해 들어가면 아내에게 탈탈 털린다”고 털어놨다. “배우면서 거짓말은 왜 그렇게 못 하냐”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오구리 슌은 완벽한 배우도, 좋은 남편도 아니다. 하지만 끝까지 지킨 약속 하나가 그를 버티게 했다. 매니저의 유언, “이번엔 꼭 결과를 내라.” 그 말이 아직도 그의 삶을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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