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약, 붕대 위의 무대… 요즘 아이돌의 진짜 얼굴

아이돌은 반짝이는 조명 아래 서 있지만, 그 빛의 반대편엔 어둠이 짙다. 사람들은 화려한 무대와 미소를 본다. 그러나 그 미소 뒤에는 피로, 약물, 통증, 그리고 ‘돈’이 있다. 요즘 아이돌들은 건강보다 돈, 혹은 그 돈이 만들어주는 자리를 선택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멈추는 순간 잊히기 때문이다.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완벽한 메이크업, 화사한 표정. 하지만 원본을 보면 입술이 헐고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면역력이 무너진 몸. 쉬어야 했다. 그러나 스케줄표에는 ‘휴식’이라는 단어가 없다. 방송, 팬미팅, 광고 촬영, 뮤직비디오, 그리고 해외 투어. 스탭들은 말한다. “하루라도 쉬면 손해니까.” 그 한마디가 아이돌의 생명을 갉아먹는다.

그 피해는 이미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장원영은 활동 도중 다래기가 네 번이나 재발했고, 손톱엔 검은 줄이 생겼다. 눈의 핏줄이 터진 사진도 포착됐다. 아일릿 멤버는 목이 완전히 쉰 상태에서도 방송 MC를 진행해야 했다. 팬 앞에서 웃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유니스코토코는 데뷔 직후부터 쉼 없이 이어진 행사 중 무대 위에서 그대로 쓰러졌다. 이치류 유지는 귀 피어싱 부작용으로 종양이 생겼지만, 치료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NCT 태용은 과격한 안무로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하반신이 마비될 뻔했다. 그럼에도 무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건 단순한 열정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의 문제다. K-POP 산업은 ‘공백’을 허락하지 않는다. 쉬면 팀 전체가 손해를 본다. 그래서 멤버 하나의 병은 ‘회사 손실’이 된다. 소속사는 대체 인원을 넣고, 당사자는 미안함에 다시 복귀한다. 악순환이다. 의사보다 팬의 눈치를, 건강보다 계약서를 먼저 본다. “괜찮아요”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의무가 된다.

이런 시스템은 돈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루라도 방송을 놓치면 광고 계약이 흔들리고, 팬덤 결속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아이돌은 체온이 38도를 넘겨도 스테이지에 선다. 약을 삼키고, 진통제를 맞으며, 웃는다. 결국 그들의 몸은 브랜드가 된다. 건강은 ‘소모품’으로 취급된다.
그렇게 청춘은 녹슬고, 몸은 망가진다. 팬들은 몰랐다. 눈앞의 무대가 ‘희생’ 위에 세워져 있다는 걸. 아이돌이란 직업은 결국 건강을 내주는 대가로 돈을 버는 일이다. 화려한 무대의 불빛이 꺼지면 남는 건 고장난 몸과, 다시 오르지 못할 체력뿐이다. 그들이 빛날수록, 어딘가에선 그 빛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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