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비행→급유 거절, 일본의 자충수가 될 수도

일본이 공군 블랙이글스의 오키나와 급유(경유지 급유) 요청을 거절했다. 표면 이유는 간단하다. 블랙이글스가 독도 상공에서 태극 문양 비행을 수행했고,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왜 우리 땅 위에서 한국 공군이 퍼포먼스를 하느냐”는 항의 명분을 붙였고, 이미 승인했던 급유를 뒤집었다. 감정의 파도는 컸지만, 사건의 본질은 오래된 영토 시각 차의 재연이다.
한국 입장에서 블랙이글스의 독도 비행은 정례 훈련이다. 실효 지배도 분명하다. 경찰이 상주하고, 관광선이 오가고, 연중 행사와 연구가 이어진다. 주권을 행사하며 쓰고 있는 땅이다. 일본은 이 고리를 끊지 않으려고 매번 항의 기록을 남긴다. 한 번 눈감아 주면 훗날 국제 분쟁 테이블에서 ‘사실상 한국 영토를 인정한 전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은 이런 사안에 융통성이 없다. 매뉴얼대로 끝까지 문제제기, 기록, 항의. 급유 거절은 그 연장선이다.

그렇다고 한일 군사협력이 뿌리째 흔들리느냐 하면, 아니다. 커다란 축은 한미일 공조와 역내 안보 체계다. 대만해협 시나리오, 북핵 억지, 해상 초계 협력이 우선순위다. 독도는 지병처럼 주기적으로 통증을 올리지만, 전신 기능을 마비시키는 급성 질환은 아니다. 다만 뉴스가 커지고 국민 감정이 폭발하면 협력 속도는 느려진다. 이번 건을 1회성 ‘항의 카드’로 봉합하느냐, 소모전으로 키우느냐가 변수다.
전략 차원에서 일본의 선택은 자충수로도 읽힌다. 일본은 러시아와 북방영토(쿠릴열도), 중국과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라는 큰 분쟁을 끼고 있다. 면적, 자원, 해양 통제권 모두 독도와 비교가 되지 않는 덩치의 사안들이다. 이런 빅 이슈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한국과까지 영토 첨예화를 반복하면, 다자외교 무대에서 스스로 협상 레버리지를 갈아먹는다. 독도에서 군사 행동을 선제적으로 감행할 가능성도 낮다. 그 순간 중국은 센카쿠에서 군사적 현상 변경을 정당화할 구실을 얻게 된다. 일본이 가장 피해야 할 ‘소탐대실’ 시나리오다.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론은 이론과 현실이 엇갈린다. 일부 일본 전직 장관조차 “재판 가면 한국이 이길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은 갈 이유가 없다. 실효 지배 중이고, 외국인이 현장을 밟아도 누가 지배하는지 명백하다. 극히 낮은 확률이라도 불리한 판결이 날 위험을 왜 스스로 만든단 말인가. 지금의 관리 전략은 간단하다. 우리는 우리 일정대로 훈련하고, 기록과 주권 행사를 쌓는다. 일본은 항의한다. 그럼에도 큰 흐름은 변하지 않는다.
실무적으로 블랙이글스의 항로는 대안을 찾으면 된다. 동일 편대를 한 번에 중동까지 띄우기 어렵다면, 일본을 제외한 제3국 경유를 짜면 된다. 대만은 정치적 부담이 크니 배제될 공산이 크고, 다른 경유지의 군 공항·민간 공항과 민군 협조 루트를 모색하면 된다. 한국 공군은 이런 난제를 매번 풀어왔다. 이번에도 풀 수 있다.
요약하자. 급유 거절은 일본의 영토 프레이밍 강화 시도다. 외교적으로 새롭지 않다. 한일 군사협력의 큰 프레임은 유지되지만, 여론이 달아오르면 마찰열이 증가한다. 한국이 할 일은 변함없다. 독도에서의 지속적 훈련, 행정·치안·연구·관광의 일상적 운영, 기록 축적. 사건은 지나가고, 기록은 남는다. 영토 문제는 구호가 아니라 데이터와 일상으로 굳어진다. 그 점에서 이번 소동은 한국에 불리하지 않다. 일본이 스스로 선택한 ‘항의 이벤트’일 뿐이다.
- 캐나다와 폴란드가 세계 최강 무기라며 프랑스 버리고 열광한 韓신형 무기
- 전남편과 이혼하고 재결합한…다카이치 日 총리의 엽기적인 결혼 이야기
- 약해 보였는데…보기와 다르게 한국 연예계서 가장 싸움 잘했다는 개그맨
- 故신해철 부인에게 ‘10억 스폰 지원설’ 논란에 선 LG家 맏사위 근황
- 8살 연상남과 열애설 없이 깜짝 결혼 발표한 인기 아이돌 출신 여배우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