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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경영진이 야반도주하다…한국이 중국을 싫어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

최재필 편집장 조회수  

값싼 중국의 종말, 라이벌과 최대 시장 사이의 오묘한 줄타기

출처 : AI 생성이미지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건 하루아침의 일이 아니다. 기대가 무너지고, 이익이 깨지고, 신뢰가 사라지는 과정을 20년 넘게 겪은 결과다. 2000년대 초, 한국은 중국을 협력자이자 기회의 땅으로 봤다. 값싼 인건비, 무한한 노동력, 파격적인 세금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수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으로 향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임금이 급등하자 정부도 노동집약 산업의 중국 이전을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으로 지원했다. “싸게 만들고, 한국은 기술로 먹고산다”는 공식이 통하던 시절이었다.

이때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던 기업이 바로 세강섬유다. 2001년 산둥성 옌타이에 진출한 세강은 단 6년 만에 현지 공장 3곳, 근로자 3천 명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8년, 미지급 임금과 부채 문제가 폭발하면서 공장은 점거됐고, 경영진은 야반도주했다. 당시 채무 규모는 78억 원에 달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부도의 문제가 아니었다. 같은 해 칭다오에서만 8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빚을 남기고 철수했다. 이때부터 중국 내 ‘한국 기업은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졌고, 동시에 한국 기업들은 ‘중국은 더 이상 싸지 않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출처 : AI 생성이미지

변화의 본질은 중국 내부에 있었다. 후진타오 정부가 출범하며 2006년 11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양에서 질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산업 구조를 버리고, 해안 지역엔 반도체·조선·철강 같은 고부가 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대신 섬유, 완구, 조립 등 저부가 산업은 내륙으로 이전시키는 정책을 폈다. 여기에 2008년 신노동계약법 시행으로 임금과 사회보험 부담이 급등했다. ‘싸서 왔는데, 싸지 않게 된’ 구조였다. 그 결과 수천 개 한국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무너졌다. 이 시점부터 한국 사회에 ‘차이나 리스크’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은 중국을 버리지 않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기술 중심 산업에서는 여전히 중국이 거대한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2015년 한·중 FTA는 양국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듯한 착시를 줬다. 하지만 같은 시기 중국은 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IT, 철강, 자동차, 에너지 산업을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지정했다. 이는 한국의 핵심 기술과 정면으로 겹치는 영역이었다. 협력의 겉모습 아래, 중국은 이미 한국을 경쟁 상대로 규정하고 있었다.

한한령의 빌미를 제공한 사드 미사일 (출처 : 나무위키)

결정적인 균열은 사드(THAAD) 사태에서 터졌다.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한국이 미국의 사드 배치를 수용하자, 중국은 공식 제재 대신 비공식 보복으로 대응했다. 롯데에 대한 영업정지, 한국산 배터리 보조금 배제, 한한령(限韓令) 등 경제 전반에 걸친 압박이 이어졌다. 협력 관계라 믿었던 상대가 언제든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제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이때부터 한국 사회의 반중 정서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리스크 인식’으로 굳어졌다.

이후 중국의 산업정책은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AI,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핵심 산업 전부가 중국의 국가 전략에 포함됐다. 태양광 산업에서 이미 한국 기업들이 밀려났고, 같은 일이 다른 분야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2025년 10월,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 건의안’을 통해 반도체 자립과 핵심 기술 공급망의 ‘안보화’를 천명했다. 경제 효율보다 ‘국가 생존’을 앞세운 정책이었다. 협력은 사라지고, 시장 접근은 더 까다로워졌으며, 예측 불가능한 규제는 일상이 됐다.

극우혐중시위 (출처 : 나무위키)

결국 한국이 중국을 싫어하게 된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싸서 갔는데 더 이상 싸지 않았고, 협력하자 했는데 경쟁자가 됐으며, 믿었는데 보복을 당했다. 그런데 이것은 감정이 아니라 산업 구조의 문제이며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에 대해 똑같이 했다. 그리고 그 구조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명확하다. 중국 의존을 줄이고, 기술 격차를 벌리며, 대체 시장을 넓히는 것. 다만 이것이 반중의 빌미가 될 수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저차원의 ‘감정’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탈중국은 생존의 지향점이자 국가의 이익을 전제로 한 치밀한 전략을 결과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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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편집장
CP-2025-011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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