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이라… 삼양 오너가는 왜 미담을 밀었나

국내 식품업계의 오래된 흑역사가 다시 들춰지고 있다. 한때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삼양이 어떻게 ‘불닭 신화’로 부활했는지에 대한 미화된 서사가 최근 온라인에서 퍼지지만, 그 뒤편에 숨겨진 오너리스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98년 IMF 한복판에서 삼양은 자금줄이 말라 회사 존폐를 걱정해야 했고, 경영 일선에 전업주부였던 며느리까지 불려 나올 만큼 내부 사정은 심각했다. 이후 어느 정도 회복된 뒤 며느리가 신제품 고민을 하다 명동에서 매운 볶음밥집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이게 트렌드가 되겠다’고 직감했고, 그렇게 불닭볶음면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이야기다.
이 서사는 2021년 유키즈 출연 개발자가 “춘천 닭갈비에 사리를 볶아 먹던 경험에서 아이디어가 출발했고, 명동 불닭집의 인기에 힘입어 사장이 매운맛을 밀어붙였다”고 증언한 내용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실제로 불닭볶음면은 SNS 챌린지와 해외 먹방 열풍까지 타며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됐고, 어두웠던 삼양의 암흑기를 뒤집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건 맞다.

문제는 작년부터 갑자기 오너 일가의 며느리 김정수 부회장이 ‘불닭을 만든 구원자’로 포장된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수 부회장은 2021년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원칙적으로 5년간 취업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법무부가 예외적으로 취업을 승인해 주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남편이 구속된 기간 동안 김 부회장은 오히려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대표이사 자리까지 손에 넣었다.
삼양 오너가는 탈세, 횡령, 경영권 분쟁까지 얽히며 수년간 이미지가 바닥을 찍었고, 불닭 신화 뒤에 이런 오너리스크가 켜켜이 쌓여 있었다. 최근 온라인에서 며느리를 ‘빛’과 ‘소금’처럼 칭송하는 미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유가 괜히 의심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때 망해가던 회사를 되살린 건 확실한 히트 제품이었지만, 그것이 곧 오너리스크를 덮어줄 방패는 아니다. 불닭의 성공과 오너 일가의 문제는 분리해 바라봐야 하고, 기업이 신뢰를 되찾는 과정은 한 컵의 매운 라면보다 훨씬 묵직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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