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철거 명령, 결과는 ‘한국 건설 참교육’

북한이 금강산과 개성 일대의 남측 시설을 없애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결과는 김정은에게 최악의 역설로 돌아가고 있다. 금강산 온정리로 투입된 북한군 부대는 생전 처음 겪는 고난도 임무 앞에서 무력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현대오일뱅크가 1998년 세 달 동안 만든 금강산 주유소는 북한이 철거해 본 구조물들과 차원이 달랐다.
단층 건물을 폭파하는 방식에 익숙한 북한에 콘크리트와 지하 탱크를 통째로 뜯어내는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천공기조차 없던 병력은 정으로 두드려 구멍을 내는 원시적 방식을 반복했고, 폭파를 해도 떨어져 나오는 양은 턱없이 부족했다. 주민들은 반년 넘게 울려 퍼진 발파음을 견뎌야 했고, 건물은 껍질을 한 겹씩 벗기듯 겨우겨우 사라졌다.
문제는 주유소가 끝이 아니었다. 2019년 김정은은 금강산 남측 시설들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쁜 너절한 집들”이라고 깎아내리며 전부 없애고 북한식 관광지로 재건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당시의 허세와 달리 지금까지도 상당수 건물은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남측 영세 철거 업체라면 일주일이면 끝낼 일을 북한은 장비도, 인력도, 경험도 없이 수년째 붙잡고 있는 것이다. 해체 과정에 동원된 군인들과 주민들은 한국 건설의 튼튼함을 몸으로 체감했고 “한국이 지은 건물은 차원이 다르다”는 신화가 금강산 곳곳에서 퍼져 나갔다.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은 그 민낯을 전 세계에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정은은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 호언장담했지만, 폭발 직후 먼지가 가라앉자 건물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70m 떨어진 종합지원센터 유리창만 박살난 채, 정작 목표물은 건재했다. 북한 공병들은 충격에 빠졌고, 연락사무소를 완전히 없애는 데에는 무려 4년이 걸렸다. 15층 지원센터는 지금도 철거 중이다.
결국 북한은 남측 건물을 없애려다 오히려 그 우수성을 온 나라에 증명한 꼴이 됐다. 금강산과 개성에서 사라진 건물조차 사람들 입에선 전설처럼 떠돌고, 북한 특유의 표현대로라면 “죽어서 더 빛나는 이름”이 되었다. 김정은이 남긴 명령은 성과가 아니라 패배감만 남겼고, 한국 건설이 얼마나 다른 차원인지 북한 주민 스스로 확인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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