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대의 반전 스토리

재계의 오래된 징크스인 ‘부자 3대(代)를 못 간다’는 속설을 현대자동차그룹이 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징크스는 1세대 창업자가 일군 부와 기업이 3세대에 이르러 방만 경영이나 분쟁 등으로 무너지는 현상을 뜻한다.
고(故) 정주영 창업주의 손자인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그룹을 국내 완성차 제조업체를 넘어선 ‘글로벌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탈바꿈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주영 창업주는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등을 일구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집단으로 성장시킨 자수성가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2000년, 2세 승계 과정에서 2남 정몽구 회장과 5남 정몽헌 회장 간의 갈등이 터지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결국 동생에게 밀린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이끌고 독립했다. 1년 뒤 정주영 창업주 사망 이후 현대그룹은 완전한 분열 수순을 밟았으며, 상징과도 같던 현대건설이 부도나 채권단에 넘어가는 등 규모가 축소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정몽구 회장은 2011년 현대건설을 재인수하는 데 성공하며 그룹을 재정비하고 ‘현대자동차그룹’ 체제를 구축, 사실상 현대의 후계자 역할을 공고히 했다.
2020년 정의선 회장 취임 후 그룹의 변화는 가속화됐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전기차(EV) 시대에 발 빠르게 뛰어들었고, 그룹의 이미지를 기존의 ‘내수용 차’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특히 파격적인 행보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오랜 경쟁자였던 삼성 이재용 회장과 손을 잡는 한편,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의 거물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를 국내의 소박한 장소에서 만찬에 대접하는 등 AI 기술 확보와 미래 혁신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정의선 회장은 이 같은 과감한 리더십으로 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며, 할아버지 정주영 창업주가 세운 기업을 새로운 차원의 글로벌 강자로 도약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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