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규 전 참사 “북한 4대 세습, 체제 붕괴의 결정적 도화선 될 것”

2023년 11월 대한민국으로 망명한 이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참사가 북한 체제의 내부 실상과 외교적 고립, 그리고 향후 권력 승계 과정에서 닥칠 위기에 대해 21일 유튜브 채널 머니인사이드를 통해입을 열었다. 50 평생을 북한에서 살며 외교 최전방을 지켰던 그는 “북한 체제가 겉으로는 견고해 보이지만, 4대 세습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체제 붕괴의 가장 위험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전 참사는 북한 체제가 과거 ‘고난의 행군’ 등 숱한 붕괴 위기를 극복해 왔으나, 향후 김정은에서 그의 자녀로 이어지는 ‘4대 세습’ 과정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권력이 승계되는 시점이 가장 위험하다”며,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넘어올 때마다 숙청과 극심한 혼란이 반복되었음을 지적했다. 특히 “북한 주민의 80% 이상은 시스템의 변화나 정권 붕괴를 바라고 있다”며, 현재의 공포 정치가 이들의 불만을 잠시 억누르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중의 인식보다 훨씬 냉랭한 ‘비즈니스적 관계’임을 강조했다. 이 전 참사에 따르면 북한 사람들은 중국을 진정한 ‘형님 국가’나 혈맹으로 생각한 적이 없으며, 김일성조차 사망 직전 중국의 내정 간섭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것.

러시아와의 밀착 역시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서로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뿐”이라며, 중장기적인 동맹으로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늘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며 자립을 꿈꾸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들의 후원 없이는 체제 유지가 불가능한 모순적 상황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쿠바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그는 2024년 2월 발표된 한국과 쿠바의 수교가 북한 지도부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음을 확인했다. 김정은은 2018년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의 방북 당시 “한국과 수교하지 말아 달라”고 직접 간곡히 부탁했으나, 이것이 지켜지지 않자 극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후 북한은 쿠바 관련 보도를 중단하고 대사관 인력의 80%를 교체하는 등 이례적인 보복성 조치를 취하며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전 참사는 외교 현장에서 겪었던 황당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2022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북한 당국은 “남한에서 보낸 전단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논리를 앞세워 주재국 정부가 한국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도록 공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는 “민간 단체의 행위를 두고 타국 정부가 공식 성명을 내달라는 것은 외교적으로 말이 안 되는 지시였다”며, 상부에서도 실현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충성 경쟁을 위해 지시를 남발하는 구조적 모순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참사는 “북한 체제가 급격히 붕괴될 경우 중국의 개입으로 영토를 뺏길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체제의 급격한 붕괴보다는 북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점진적인 변화와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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