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AI 맨해튼 프로젝트’: 중국에 H200을 파는 진짜 속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정책이 급격히 방향을 틀고 있다. 겉으로는 봉쇄를 유지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전략은 훨씬 복잡하다. 날리지식 채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AI 전략을 ‘AI판 맨해튼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그 이면을 분석했다.
2025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빈살만 왕세자가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1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더 이상 석유가 아니라 AI와 희토류였다.
미국의 계산은 명확하다. 사우디에 매장된 막대한 희토류 자원을 확보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시에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기술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에너지 동맹을 기술 동맹으로 재편하는 시도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국가 주도의 AI 가속 전략인 ‘제네시스 미션’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AI 발전을 민간 기업에 맡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가 직접 판을 짜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제네시스 미션의 핵심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17개 국립연구소다. 이들이 보유한 방대한 과학 데이터와 슈퍼컴퓨터 자원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AI 학습에 활용한다. 단순한 언어 모델을 넘어선 ‘과학 AI’ 구축이 목표다.
양자 기술, 의료, 우주, 에너지 분야의 데이터를 통합 학습시켜 연구와 발견 자체를 자동화·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AI를 산업 도구가 아닌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격상시키는 전략이다.
미국이 이처럼 급격히 전략을 바꾼 배경에는 중국발 충격이 있다. 중국 스타트업이 공개한 AI 모델 ‘딥시크’는 미국 개발 비용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최신 미국 AI와 유사한 성능을 보여줬다.
이는 기존의 반도체 공급망 차단 전략이 과연 효과적이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졌다. 칩을 막아도 알고리즘과 효율로 따라올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 지점에서 트럼프의 파격적 선택이 등장한다. 미국은 일부 중국 고객에 한해 엔비디아의 H200 반도체 수출을 부분 허용했다. 겉으로 보면 제재 완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산된 전환이다.
최신 칩인 블랙웰 계열은 철저히 통제하면서, 한 세대 이전 칩을 공급해 중국 내 미국 칩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봉쇄가 아니라 ‘기술 종속’으로 중국을 묶겠다는 발상이다.
또 하나의 목적은 우회 수입 차단이다. 공식 수입 통로를 열어줌으로써 밀수나 제3국 경유를 통한 기술 확보를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양날의 검이다. 싱크탱크들은 일본과 대만에는 엄격한 통제를 유지하면서 중국에는 허용하는 이중적 태도가 동맹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중국이 기술 종속을 우려해 도입을 거부하거나, 수입한 칩을 역설계해 자체 기술 개발을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의 AI 전략은 봉쇄와 유화, 압박과 유인의 경계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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