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 남긴 마지막 무대, 할담비 지병수

한때 전국을 웃음으로 들썩이게 했던 이름이 조용히 떠났다. 2019년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단숨에 국민 스타가 된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의 별세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밝은 웃음 뒤에 남겨진 마지막 장면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지병수 씨는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무대에 올랐다. 손담비의 ‘미쳤어’를 자신만의 막갈난 춤과 표정으로 소화했고 관객은 순식간에 사로잡혔다. 그날 이후 그는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다.

방송 출연은 줄을 이었다. 홈쇼핑 모델로 등장했고 예능 프로그램에 초대됐다. 자서전을 내며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았고 무대 위에서 늦게 피어난 청춘을 증명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세월은 공평했고 건강은 서서히 그를 놓아갔다. 향년 82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조용히 전해졌다.
더 큰 충격은 장례 방식이었다. 법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았고 직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행정상 무연고 장례로 분류됐다. 대중에게 큰 웃음을 준 인물이 마지막 길에서 제도적으로는 홀로 남겨진 셈이다.

그렇다고 그의 삶이 외로웠던 것은 아니다. 생전에 인연을 맺은 매니저와 두 명의 양아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켰다. 법적 관계는 아니었지만 서로를 가족이라 불렀다.
지병수 씨는 아들들의 집에 찾아가 설거지를 하고 밥을 챙겼다.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말을 숨기지 않았다. 아들들 역시 그를 아버지로 대하며 일상을 나눴다.
무연고라는 행정 용어와 달리 그의 삶에는 관계가 있었다. 웃음을 매개로 연결된 사람들, 무대 밖에서 쌓인 정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숫자로 남는 가족은 없었지만 기억 속 가족은 분명했다.
할담비라는 이름은 그렇게 남았다. 나이를 뛰어넘어 무대에 선 용기, 인생은 끝까지 모른다는 메시지, 그리고 웃음으로 남긴 여운이다. 많은 이들이 그의 마지막을 애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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