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북한 후계자가 된 한국인… 아사히 TV ‘역대급 오보’의 전말

북한의 권력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황당하고도 비극적인 오보 사건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 하루아침에 북한 김정은의 모습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며 큰 고통을 겪었던 사건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일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름조차 ‘김정운’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고, 공개된 사진도 단 한 장뿐이어서 그의 실물에 대한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아사히 TV는 김정은의 최신 사진을 단독 입수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화면 속에 등장한 인물은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김정은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확인 결과, 사진 속 주인공은 북한 간부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 배 모 씨였다.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사소한 장난과 한 개인의 탐욕이 맞물려 발생했다. 배 씨가 동호회 회원들과 여행 중 찍은 사진을 본 한 회원이 “김정일과 닮았다”며 장난삼아 온라인에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이를 본 한국의 한 부동산업자가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해당 사진을 김정은의 사진이라고 속여 아사히 TV에 팔아넘겼고,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아사히 TV가 이를 전 세계에 보도하면서 배 씨는 순식간에 ‘북한의 후계자’로 낙인찍혔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언론들의 태도였다. 외신의 보도를 인용해 앞다투어 배 씨의 사진을 김정은이라고 보도하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켰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배 씨는 전 세계적인 주목과 오해 속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단 세 달 만에 체중이 16kg이나 빠지는 등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생길 정도였다.

피해자인 배 씨는 언론사에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거대 언론사인 아사히 TV의 대응은 무책임했다. 공식적인 사과나 정정 보도 대신, 말단 직원을 시켜 전화 한 통으로 사과를 대신하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한 개인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든 이번 사건은 언론의 속보 경쟁이 낳은 전형적인 폐해이자,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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