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수염 기를 수 없는 항공기 기장

항공기 기장은 대한민국에서 최고 연봉직 중 하나로 억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 길은 무척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고된 일이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특별한 대우를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항공기 기장 역시 승무원과 같이 엄격한 근무 복장과 용모 규정이 요구됩니다.
지난 2014년에 아시아나항공의 기장이 수염을 길렀다가 사측에 징계를 먹은 사건이 있습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기장은 안전 운항 담당 임원과 마주쳤고 턱의 3cm가량 수염에 관해 지적받았습니다.
하지만 기장은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근무 복장 및 용모 규정’엔 “수염을 길러서는 안 된다. 다만 관습상 콧수염이 일반화된 외국인의 경우에는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허용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내국인에 대한 차별적 규정이라고 판단해 수염을 깎지 않았죠.

그러자 담당 팀장은 예정된 비행 스케줄을 다른 기장에게 맡겼고 한동안 비행 정지가 계속됐습니다.
기장은 비행하고 싶은 마음에 수염을 깎고 업무에 다시 복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후 기장은 지상 근무와 훈련을 거쳐 비행에 투입됐는데요.
하지만 ‘용모 규정 위반 및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추가적인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또한 비행시간을 일정량 채워야 받을 수 있는 수당도 두 달 동안 받지 못했죠.
당시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수염 기르는 것을 금지한 ‘임직원 근무 복장 및 용모 규정’ 조항이 남성 직원들의 ‘행복 추구권’ 등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는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조종사 개인에게 사정이 있어도 비행 스케줄 조정이 가능하다. 사규를 위반한 조종사를 비행에서 제외한 건 부당하지 않다. 유니폼을 안 입은 조종사를 비행에 투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박했죠.
결국 외국인 승무원에게는 수염을 기를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내국인 승무원들에게는 수염을 기르지 못하도록 한 아시아나항공의 취업규칙은 평등원칙에 위배돼 무효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수염을 길렀다는 이유로 비행 정지를 당했다는 사실을 놀라운데요.
과연 어떤 이유가 숨어있을지 궁금해지네요.
② 용모 규정 넘어 또 다른 이유

기장들이 수염을 기를 수 없는 이유는 단순히 용모 규정 때문일까요? 정답은 아닙니다.
이는 단순한 용모의 문제가 아니라, 조종사 자신은 물론이고 수백 명 승객의 목숨과 직결되는 사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항공기 기장들이 수염을 기를 수 없는 이유에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항공기 기장들이 수염을 기르는 문제는 일반 직원들의 용모 단정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염이 흔한 외국인, 심지어 성인 남성들의 90% 이상 턱수염을 기르는 아랍과 중동 국가들도 항공기 조종사들에 한해서만은 더부룩하게 수염을 기른 사람들을 본 적이 없을 것인데요.
그들은 한결같이 깔끔하게 수염을 정리하고 비행에 임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대한항공의 내, 외국인 조종사들도 수염을 기른 기장은 없죠.

이는 각 항공사의 복장과 용모 규정에 명시된 사규 때문이 아닌, 항공기를 운항할 때 적용하는 운항규정에 적시된 안전 조항 때문입니다.
외국 항공사들은 진작부터 기장 한해서는 턱수염을 기르지 못하도록 운항규정에 명시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비행 중 기내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기체 손상으로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비행기를 조종해야 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죠.
이는 산소마스크의 조임 줄이 수염 때문에, 안면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아서, 제한된 시간 동안만 흡입할 수 있는 산소가 조종사의 호흡기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허공으로 유실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인데요.
항공기 기장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마지막까지 의식을 잃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③ 대한항공의 규칙은 어떨까?

대한항공도 이전에는 기장의 수염 금지 조항이 비행 안전 규정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외국 항공사들의 사례를 참조해 운항 규정에 해당 조항을 명시했습니다.
결론은 이들의 수염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용모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게 안전을 맡긴 많은 승객의 목숨과 직결되는 문제이죠.
물론 수염을 기르는 것은 개인의 취미와 기호에 속하는 사항이긴 하지만, 비행 안전과도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금지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러한 이유로 비행기 조종사는 수염을 기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항공기 기장은 하늘 위에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깔끔하게 면도하고 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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