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된다는 참가비 논란

국내 러닝 인구가 천만 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마라톤 대회도 활황을 맞이했지만, 참가비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최근 인기 있는 국내 대회 참가비는 27만 원에서 59만 원대까지 형성돼 있으며, 신발·시계 등 고가의 스포츠 용품과 묶은 패키지 상품은 수십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러너들 사이에서는 “선택권이 없는 끼워 팔기”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러닝 인구 폭발, 마라톤 열풍으로
코로나19 이후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러닝이 주목받으면서 러닝크루 문화가 확산됐다. 그 결과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자리 잡았고, 국내 마라톤 대회 수도 2022년 300여 개에서 올해는 400개 이상으로 늘었다. 독서 마라톤, 무도런, 수육런 같은 테마형 대회도 속속 등장하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패키지 논란과 러너들의 불만
그러나 정작 러너들 사이에서는 고가의 패키지 상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대회는 참가권에 고가의 시계, 러닝화 등을 묶어 30만~40만 원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이른바 “호구팩”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다. 대회 접수가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 보니 “비싸도 어차피 사는 사람은 산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가격 인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외와의 차이점
보스턴, 런던, 도쿄 같은 세계 주요 마라톤 대회 참가비 역시 30만~40만 원대로 국내와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러너들이 납득하는 이유는 다르다. 해외 대회는 참가비에 다양한 서비스와 운영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마라톤 엑스포(Marathon Expo)를 통해 러너들이 대회 전부터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전시 부스에서 자유롭게 의류, 기념품, 한정판 굿즈를 체험하거나 원하는 경우에만 구매할 수 있다. 또 강연, 체험 프로그램 등 참여형 이벤트가 풍부해 단순히 달리기를 넘어선 경험을 제공한다.
반면 국내 대회는 선택권 없는 묶음 판매 중심으로 운영돼, 같은 금액을 내더라도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러닝 인구 천만 시대, 개선 필요
마라톤은 신발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가성비 운동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국내 대회 참가비가 계속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러너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진다.
러너들은 단순히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권 보장과 해외처럼 축제형 운영 방식을 통해 참가비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 러닝 붐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국내 마라톤 대회 운영 방식이 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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