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키면 노동단련대 3개월은 각오해야 한다.”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은밀히 퍼지는 말이다. 연애 상대와 함께 살다 발각되면 단순한 눈치보기로 끝나지 않는다. 인민반장이 신고서를 올리면 공개재판이 열리고, 곧장 단련대에서 강제노동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보다 동거를 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김일성·김정일 부자동상 앞에서 저고리를 입고 결혼사진을 찍는 신혼부부가 평양의 일상 풍경이었지만, 요즘은 보기 힘들다. 대신 연애는 하되 법적 절차와 비용이 따르는 결혼은 피하고, 몰래 동거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북한 당국은 이를 철저히 “비사회주의 행위”로 규정한다. 혼인 등록 없는 동거는 처벌 수위가 명확하다. 1년 미만은 노동단련대 3개월, 3년 이상 사실혼 관계는 최소 2년 이상 교양소형에 처해진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심지어 애인 집에 드나드는 것만으로도 문제 삼아 형벌을 내린다. 반복 적발되면 공개재판에 회부돼 최대 반년을 강제노동으로 보내야 한다.
그럼에도 북한 MZ세대는 위험을 감수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경제적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아이 낳을 필요 없다, 돈이나 벌자”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혼례 비용과 주거 마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결혼이 곧 ‘족쇄’로 여겨진다. 차라리 자유롭게 살겠다는 선택이 동거다.

물론 단속망은 촘촘하다. 청년동맹은 세대별 명단을 꼼꼼히 점검해 동거 사실을 색출한다. 결혼 등록을 강제로 종용하기도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사실혼으로 간주해 고발한다. 일부는 인민반장에게 뒷돈을 찔러 단속을 피하지만, 언제든 들통날 수 있다는 불안은 따라붙는다.
결혼을 거부하는 세대와 이를 막으려는 당국의 대립. 그 사이에서 북한 MZ 커플들은 ‘사랑의 자유’를 위해 처벌을 감수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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