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루프 – 30년 파업하다가 조선 위해 튀어나온 황제, 만력제의 미스터리

명나라 역사에서 최악의 암군이라 불리지만, 조선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은인으로 추앙받는 황제가 있다. 바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조선을 구해낸 만력제다. 중국에선 나라를 망친 군주로 기록됐지만, 조선에는 ‘수퍼 히어로’급 도우미였던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만력제는 젊은 시절 모범생 그 자체였다. 공부만 하던 성실한 황태자가 왜 갑자기 변했을까. 이유는 충격적이다. 평생 존경하던 스승이 사실은 부패의 끝판왕이었던 것. “청렴하다” 믿었던 스승이 썩어빠진 모습을 드러내자 그는 배신감에 휩싸였고, 그대로 황제 파업에 들어가 버렸다. 상소문은 침대처럼 쌓아두고 정사 대신 술과 여자에 빠진 생활이 무려 30년이나 이어졌다.

그런데 1592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자 상황은 급반전한다.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황제가 갑자기 “조선을 구해야 한다”며 직접 움직인 것이다. 명나라 내부는 썩어가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만력제는 조선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은자와 쌀을 퍼부었고, 정유재란 땐 20만 대군까지 파병했다. 심지어 도로 정비까지 해주며 ‘지원 풀패키지’를 제공했다.
전쟁이 끝나고 조선에 대기근이 닥치자 그는 개인 금고까지 열어 쌀 100만 석을 지원했다. 황제 개인 재산을 털어가며 남의 나라를 도왔던 것이다. 만약 이 지원이 없었다면 조선은 그대로 멸망했을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결과 조선에서는 만력제를 신처럼 섬기며 사당까지 세워 제사를 지냈다.

하지만 아이러니는 여기서 터진다. 조선을 위해 불태운 7년 동안, 정작 자기 나라 명나라는 제대로 돌보지 못했고 결국 청나라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조선은 살아남았지만 명은 사라진 것이다.
중국 내부에서의 평가는 처참했다. 문화대혁명 시기 그의 무덤은 파헤쳐지고, 유골은 불태워졌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여전히 “우리의 은인”으로 불린다. 오죽했으면 일부 중국 학자들조차 “만력제가 사실 조선인 아니었냐”는 농담까지 할 정도. 자기 나라 말아먹고 남의 나라 구한 전무후무한 황제, 역사에 이런 기묘한 사례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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