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첫 만남과 기부의 시작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서울 영등포 쪽방촌 무료진료소 ‘요셉의원’을 20년 넘게 꾸준히 후원해온 사실이 전기 ‘의사 선우경식’을 통해 전해졌다. 요셉의원 설립자인 고(故) 선우경식 원장의 삶을 다룬 이 책에는 “쪽방촌 실상에 눈물을 삼킨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라는 소제목과 함께, 2003년 그의 첫 방문 일화가 담겨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열악한 환경을 처음 접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으며, 준비해온 봉투 1천만 원을 전달한 뒤 매달 기부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처음 찾은 쪽방에는 맹장 수술을 받은 어머니가 아이 둘과 함께 누워 있었다. 그는 방 안을 살펴보다 입을 막고 신음을 내뱉었고, “처음 본 환경에 눈물이 치밀었던 것”이라는 동행 직원의 증언이 더해졌다. 선우 원장이 소감을 묻자 그는 “머릿속이 하얘졌다”며 충격을 토로했고, 그 자리에서 후원을 시작했다. 이후 요셉의원을 다시 찾을 때는 티셔츠 차림 등 보다 소박한 모습으로 방문했다.
무산된 ‘노숙인 밥집’ 프로젝트

이 회장과 선우 원장은 노숙인을 위한 밥집 건립을 함께 추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설계도를 마련했으나 “노숙인을 끌어들인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럼에도 그는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소, 보육시설 등 사회적 사각지대를 향한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뜻에 따라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전기 출간으로 조용한 행보가 공개됐다.
‘나눔은 세계 최고로 가는 길’

이재용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상생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쪽방촌의 슈바이처 별명을 갖고 있는 선우경식 원장은 1987년 요셉의원을 세운 뒤 평생을 독신으로 헌신했고, 2008년 뇌출혈로 별세했다. ‘의사 선우경식’은 전기문학 작가 이충렬이 집필했으며, 인세 전액은 요셉의원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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