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100명당 남자 153명, 성비 붕괴로 벌어진 참사

중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결혼 전쟁은 단순히 “사랑의 문제”가 아니다. 숫자와 생존의 싸움이다.
요즘 중국 청년들에게 결혼은 ‘사랑의 선택’이 아니라 ‘재정 전쟁’이 되어버렸다. 중국의 전통적인 혼례금 문화, ‘차이리(彩礼)’ 때문이다. 신부 쪽 집에 결혼 승낙의 조건으로 신랑이 거액의 현금을 바치는 이 관습은, 이제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폭탄이 되었다.
최근 《이코노믹스》와 10센트 뉴스 조사에 따르면 결혼 커플의 73.8%가 차이리를 주고받았고, 평균 금액은 7만 위안, 한국 돈으로 약 1,4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나는 50만 위안(약 9천만 원) 정도면 적당해요”라고 프로필에 써놓는 게 자연스럽다. 한 번의 결혼에 ‘남자의 7년치 연봉’을 요구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게 일부 부유층의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상하이·베이징 같은 대도시보다 오히려 지방의 차이리 금액이 더 높다. 소득은 낮지만 체면은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 때문이다. 한 지방의 남성은 “우리 마을에선 100만 위안(약 1억 8천만 원)을 내야 겨우 결혼을 허락받는다”고 말했다.
이 기형적인 시장의 배경엔 중국의 성비 불균형이 있다.
한 자녀 정책과 오랜 남아 선호 사상이 누적되며, 지금 결혼 적령기 세대의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53명. 결혼 시장에서 남성 3천만 명이 ‘자동 탈락’하는 구조다. 경쟁은 폭발했고, 여성을 얻기 위한 결혼금 경쟁은 끝이 없다.

게다가 SNS가 불을 붙였다. 화려한 결혼식, 명품 예물, 두툼한 현금다발. 인스타그램과 틱톡 속 ‘완벽한 결혼’은 중국 청년들의 현실을 잔인하게 조롱한다. 결혼은 인생의 축복이 아니라, 인생 최대의 지출이자 ‘사회적 생존 시험’이 되어버렸다.
결국 차이리 갈등은 법정으로 번졌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결혼이 파혼되거나 혼인생활이 실질적으로 없을 경우, 차이리를 반환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너무 많은 커플이 이 문제로 싸우고, 인민재판소에는 매년 수만 건의 소송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과는 참혹하다. 결혼 건수는 매년 20%씩 급감, 출생률은 반토막.
결혼은 더 이상 누구나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은 이보다 더 심각한 저출산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의 현실은 한 가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 돈이 결혼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사랑이 가장 먼저 사라지고 그 결과는 사회 붕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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