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루프 – ‘성님’에서 ‘변했다’로: 김옥숙의 변화와 이순자의 충격

1987년 12월 16일,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며 대한민국은 제6공화국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승리의 이면에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의 부인 이순자 여사와 신임 대통령 노태우의 부인 김옥숙 여사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남편들의 정치적 관계와는 별개로, 두 여사의 관계는 5공화국과 6공화국 시대를 관통하는 갈등의 한 축을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태우 당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12월 18일 밤, 전두환 대통령 내외가 노태우 당선자 집을 방문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표면적으로는 덕담이 오가는 자리였지만, 안에서는 김옥숙 여사가 이순자 여사에게 “민정당이 인기가 없어서 우리가 정말 고생 많이 했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는 1980년대 초반,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 시절 이순자 여사가 김옥숙 여사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 군인의 아내가 남편의 계급을 따라간다는 관례 속에서, 권력의 중심이 바뀌자 김옥숙 여사의 태도 역시 변화한 것이다.

김옥숙 여사의 속마음 토로는 이순자 여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순자 여사는 청와대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 이야기를 전두환 대통령에게 전하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의 감정을 회고했다. 훗날, 1991년 10월 2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모 빈소에서 만난 두 여사의 불편한 기류는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옥숙 여사가 “우리가 이럴 사이가 아닌데 이럴 수 있느냐”며 “변해도 너무 변했다. 옛날의 김옥숙이 아니다”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러한 갈등은 1988년 12월 20일, 육사 11기 동기생 부부 모임에서도 더욱 두드러졌다. 김옥숙 여사는 “소영이 아빠(노태우)는 국민이 직접 뽑아준 대통령인데, 체육관에서 뽑힌 당신(전두환)과는 다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순자 여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1988년 10월, 16년 만에 부활한 국정감사는 ‘5공 청산’에 집중되었고, 이 과정에서 이순자 여사가 만든 ‘새세대육영회’와 ‘새생명심장재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순자 여사는 이에 대해 “저는 전직 대통령 부인이니까 잘못이 있어도 눈 감아주자는 억지 논리와 구차한 비호를 단호히 거부합니다. 파헤치십시오. 철저하게 파헤치십시오”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또한, 6·29 민주화 선언이 노태우의 결단이 아닌 전두환의 지시였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여차하면 이를 폭로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옥숙 여사는 전임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논란과는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 1988년 5월 18일, 노태우 대통령 취임 직후 극비리에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며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압을 인정하지 않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와는 확연히 다른 태도였다. 2025년 5월, 90세의 고령에도 휠체어를 타고 5·18 민주묘지를 다시 참배하며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라는 방명록 글을 남겼다.
반면, 이순자 여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손자 전우원 씨에게 “5·18 때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 주제 넘게 나선다”며 질타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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