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주가지수 연동 카페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

서울의 빽빽한 빌딩 숲 한가운데, 코스피 지수와 함께 오르내리는 커피값을 내거는 기이한 카페가 있다. 오늘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2,110원이라면, 이유는 단 하나다. 그날의 코스피 지수가 2,110이기 때문이다. 이 집의 메뉴판에는 ‘오늘의 코스피 = 오늘의 커피값’이라는 문장이 버젓이 걸려 있다. 듣기엔 농담 같지만, 실제로 매일 주가가 바뀌면 가격도 함께 바뀐다.
사장은 광고대행사 출신이다. 17년 동안 브랜드 전략을 세워온 그가, 런칭 이벤트를 고민하다가 “뻔한 오픈 할인 말고,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는 없을까?”란 생각 끝에 주식 차트를 꺼내 들었다. 2012년 10월, 카페 문을 열던 당시 코스피는 1959포인트. 그는 ‘2000원 커피’ 이벤트를 열었다. 그런데, 단골들이 농담처럼 던진 말이 불씨가 됐다. “사장님, 코스피 2400이면 커피도 2400원 해야죠? 주가지수 연동 커피 어때요?” 그 한마디가 지금의 ‘코스피 연동 커피’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이후 손님들은 매일 경제 뉴스처럼 메뉴판을 확인한다. 코스피가 떨어지면 커피값이 싸지고, 오르면 비싸진다. 금요일 장 마감이 다가오면 사장도 긴장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한 잔당 몇십 원이라도 빠지니까요. 하루에 백 잔이면 꽤 큰 숫자예요.” 그래서 금요일 오후 3시 반, 장이 끝나기 전까지 그는 바리스타이자 소규모 투자자처럼 조마조마하다. 코스피가 내려가면 매출이 줄지만, 손님들은 웃는다. 오르면 한숨이 나오지만, 경제가 살아난다는 뜻이라 스스로 위로한다. 이곳의 가격표는 그렇게 대한민국 증시의 감정을 그대로 닮아 있다.

커피의 품질은 변하지 않는다. 원두는 사장이 직접 로스팅한다. “주가와 커피맛은 무관합니다. 콩은 매일 똑같아요.” 다만 계산은 꽤 번거롭다. 코스피가 2,153.1이라면 2,150원, 카드 결제는 1단위 절사, 현금은 10단위 절사. “2,599나 2,605 같은 미세한 차이로 100원을 덜 받기도 하죠. 손님이 웃고 저도 웃어요.” 심지어 “오늘은 3포인트 떨어져서 100원 싸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간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500원 추가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스는 벌컥벌컥 마셔야 맛있잖아요. 기본적으로 컵이 커요.” 얼음값, 컵값, 유머값까지 합쳐진 셈이다. 손님들은 “이 정도면 코스닥도 만들어 달라”며 웃고, 사장은 단칼에 답한다. “코스닥으로 하면 망합니다. 800 ~ 900 포인트대라 지금 바로 폐업이죠.”

그런데, 최근 상상도 못한 4000포인트가 되어 버린 코스피 불장에서, 갑자기 오른 가격에 고객들이 놀랄까봐 카페사장님은 자체 ‘써킷프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 브레이커란 증시가 과도하게 상승 혹은 하락 할 때 잠시 거래를 정지시키는 시장 충격 완화 장치를 말한다. 현재 3,500원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는데, 함께 붙은 ‘내꺼도 오를때 까지!’라는 문구를 보아서는, 가격이 당분간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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